가족들 내보낸 뒤…안성 산사태, 50대 가장의 비극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2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의 한 양계장이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숨진 50대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이 2일 전해졌다.

이날 경기 남부 일대에 시간당 1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오전 7시10분쯤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에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야산에서 쓸려 내려온 흙더미가 주민 A씨(58)의 양계장과 자택을 덮쳤다. 집 안에 함께 있던 아내와 딸 등 가족 3명은 무사히 탈출했으나, A씨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2시간에 걸쳐 양계장 건물과 집 등을 수색한 끝에 오전 9시18분쯤 토사에 매몰돼 숨진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를 목격했다는 이웃 주민은 “A씨가 넘어지려는 집을 포크레인으로 받쳐놓고 내려왔는데 물이 오니까 쓰러졌다가 컨테이너 박스에 치였다”고 SBS에 말했다.

A씨 딸이 산사태 직후 이웃 주민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주민이 도착했을 땐 이미 밀려온 흙더미로 양계장과 집 등이 뒤덮인 상태였다고 한다.

같은 날 오전 7시50분쯤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70대 여성 B씨의 집을 덮쳤다. B씨는 흙더미에 둘러싸인 집에 고립됐으나, 오전 10시50분쯤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다행히 B씨의 집 기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는 3일까지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되자 재난대책본부 근무체계를 최고 수준인 비상 4단계로 격상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가 비상 4단계 수준의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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