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오거돈 성범죄’ 물음에 끝내 입닫은 여가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가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장관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상산장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는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의 질문에 “수사 중인 사건”이라고 말을 흐렸다. 김 의원이 “성범죄가 맞느냐, 아니냐. 그에 대한 견해가 없느냐”고 재차 물었는데도 이 장관은 “수사 중인 건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김 의원은 “오거돈 전 시장은 본인이 (성추행 사실을) 밝혔다. 그런데도 권력형 성범죄가 아니라고 하나”라고 지적했으나, 이 장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제가 죄명을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본인이 (범행을 인정을) 했는데 확정 판결이 나야 하느냐. 그러니까 여가부 폐지 주장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 장관에게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문 대통령에게 가장 대표적인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건의할 생각은 있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장관은 “조사권과 수사권 (여가부가 아닌) 해당 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여가부는 수사 결과에 대해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저희는 피해자를 광범위적으로 설정하고 이들을 안정적으로 조력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과 올해 발생한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사건을 비교하며 여가부의 대응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안희정 전 지사 사건 때는 여가부가 즉시 현장점검을 하고 정현백 당시 장관이 권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었다”며 “하지만 올해 오 전 시장 사건에 침묵했고, 박 전 시장 사건은 5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여가부는 그러나 지난달 14일 내놓은 첫 입장문에서 전 비서를 ‘고소인’으로 칭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도 “오죽하면 여성가족부 아니라 여당가족부란 말까지 나왔겠나”라고 질타했다. 최 의원은 “여가부가 정권 눈치보기, 뒷북 대응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줬다. 정권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껏 일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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