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부모 잃은 美 소년…비극 속 찾아온 기적

코로나로 인해 두 부모를 잃은 10대 소년 저스틴 헌터(왼쪽). 출처: gofundme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꺼번에 부모를 잃은 10대 청소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대대적인 모금운동이 벌어져 3일 만에 3억원에 가까운 돈이 모이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미 ABC방송국 산하 WSB는 미국 조지아주의 존스 크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저스틴 헌터(17)의 사연을 3일 보도했다.

외동 아들인 헌터와 그의 부모는 지난달 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헌터는 증상이 없었지만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 증세가 악화됐다. 헌터는 “부모님들이 고온에 시달리고 끔찍한 기침과 두통을 앓았다”면서 “그들은 몹시 쇠약해졌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에 입원한 부모 중 음악가인 아버지 유진 헌터(59)가 지난달 26일 먼저 숨을 거뒀다. 헌터는 “아버지는 내게 ‘사랑한다 얘야, 나는 나을 것이고 계속 싸울 거야’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나흘 뒤인 지난달 30일, 어머니 앤지 헌터(57)가 뒤이어 사망했다. 그녀 역시 죽기전 헌터에게 “사랑한다 아들아”라는 말을 남겼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헌터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풀턴 구역에 있다. 이 구역에서 확인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만8000명 이상이며 그 중 398명이 사망했다.

헌터는 “어머니는 동네 가게에 갈 때도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잊지 않았다”면서 “우리 가족은 그저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킨 평범한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부모를 모두 잃은 헌터는 이제 친척들의 돌봄을 받는 처지가 됐다.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서 2100여명이 헌터에게 기부했다. 출처: gofundme

헌터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10대들의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서는 모금운동이 시작돼 3일만에 23만3000달러(약 2억8000만원)가 모였다. 헌터는 부모가 몹시 그리우며, 이런 본인을 위로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헌터는 “절 항상 믿어주는 여러분께 고맙다. 누구도 이렇게 믿어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고교 미식축구 선수인 헌터는 졸업 전 마지막 시즌을 뛰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부모님께 바치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내가 선수 입단한 이후 우리 가족은 항상 내가 대학 리그에서 뛰고 나아가 프로에서 뛰길 원했다”면서 “돌아가신 부모님들도 내가 계속 장학금을 받고 학교 공부를 마치길 원하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그들은 가만히 앉아서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라고 가르쳐준 적이 결코 없다”고 덧붙였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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