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공공 재건축 허용된다… 5만호 공급 가능할까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윤성호 기자

8·4 부동산 공급 대책 핵심은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 도입’이다. 신규택지 발굴과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은 이미 수차례 정부가 발표한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번 대책으로 정부는 2028년까지 13만2000호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중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 도입으로 5만호 공급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관건은 이들 재건축 단지 내 주택소유자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몇가지 규제 완화가 눈에 띈다.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해주고 층수는 50층까지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제약 사항도 있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참여해야 한다.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내야 한다.

예로 기존 재건축에서는 250% 용적률 500호 건물을 재건축할 때 50% 용적률이 상향돼 50호는 일반분양, 50호는 임대 등으로 기부채납하게 된다. 하지만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은 500호를 재건축할 때 용적률 500%를 받는다고 가정시 일반분양은 250호 늘어나고 기부채납으로 250호를 내야 한다. 기부채납된 250호는 장기공공임대로 절반, 무주택, 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절반을 사용한다.

다만 서울 강남 노른자위 재건축이 50층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동안 서울시 아파트는 서울시가 마련한 ‘2030 서울플랜’과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 등에 따라 최고 층수 35층 규제를 받아왔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이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층수를 50층까지 올리려고 했으나 규제에 막혔다. 서울시 규제는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강남에 50층 재건축 아파트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시장은 LH 등 공공이 사업 시행에 참여하는 것이 반갑지 못한 표정이다. 또 규제 완화 대상에서 일반 재건축이 제외된 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당정은 공공 재건축 외에도 일반 재건축에도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일반 재건축은 제외했다.

부작용도 우려된다.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용적률이 상향돼 고밀도 개발되면 주변 집값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카드를 내세웠지만 위헌 시비가 더 커질 수 있다. 토지 거래를 규제하는 제도를 주택에 사용한다는 게 사실상 주택거래허가제라는 반발이다.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이 5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실거주 사유를 대며 주택을 구입하는 현금 부자로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7월 통계에 따르면 송파구는 0.91%, 강남구도 0.70% 올랐다. 당정조차도 괜히 규제만 풀었다 오히려 강남 집값을 더 자극하는 것 아닐까 걱정했다고 한다. 고밀 개발로 늘어난 교통량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공공참여형 재건축은 우리 아파트와는 안 맞는 것 같다”며 “LH나 SH는 저가 중심, 소형 위주의 집을 많이 짓고 있어 특단의 반대급부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민간주택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공공재건축 방식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아파트 단지는 학교가 근처에 있어 높이가 높아지면 일조권 문제가 있고, 50층으로 올리더라도 과도하게 임대주택이 들어오면 세대수가 많아지고 지하 주차장도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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