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연약한 여인” 발언에 이수정 “적절치 않다”

이수정 “성폭력 문제의식은 좋지만 젠더 감수성 필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력에 의한 성범죄 근절을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성범죄 근절을 위한 간담회에서 지자체장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 사례를 거론하며 “연약한 여인에 대해 행한 성범죄”라고 말했다. 여성 비서들에 대한 법제도적 보호 장치가 미흡했던 상황을 지적한 발언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여성 차별적 시각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력에 의한 성범죄 근절을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과거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지자체장들이 자기가 데리고 있던 연약한 여인, 비서들에 대해서 행한 성범죄라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최근에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 책을 보니까 조직의 문화라고 하는 것이 조폭문화 비슷하게 돼서 조직을 배반하면 죽는다, 이런 식의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조직이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연약한 여인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와 같은 것들을 방지할 수 있을지 상상이 잘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무슨 제도를 만들면 이와 같은 일이 발생 안 하는가. 사태가 발생하면 처벌밖에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원순 전 시장의 경우 본인이 결과에 대해서 잘 알았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책 마련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통합당 성폭력대책특위에 외부전문가로 합류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연약한 여인’ 발언에 대해 “발언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보다 적절히 젠더 감수성을 갖고 얘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라고 저를 (당 특위에) 불러들인 것 아니냐. 기회가 될 때마다 좀더 젠더 감수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그런 언급도 하면 안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좀더 민감성을 갖고 얘기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