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마스크가 커졌다… 아베, ‘작은 마스크’ 벗은 이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마스크가 커졌다. 코와 입만 살짝 가릴 정도로 작은 마스크를 착용하던 그가 드디어 턱까지 감싸는 마스크를 쓰고 나오자 일본 언론과 네티즌들이 주목하고 있다.

코와 입만 살짝 가릴 정도로 작은 마스크(왼쪽)를 착용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드디어 턱까지 감싸는 마스크를 쓰고 나오자 일본 언론과 네티즌들이 주목하고 있다. 교도통신·블룸버그연합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의 다양한 정책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해소되면서 멀쩡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본 커뮤니티에는 “이제 와서 멀쩡한 마스크라니, 한심하다”는 식의 비판이 이어졌다.

4일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아베 총리는 지난 1일부터 작은 마스크 대신 보통 크기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석에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아베의 마스크)로 불리는 작은 천 마스크 대신 큰 사이즈의 천 마스크를 착용하고 총리관저로 들어가고 있다. 도쿄=교도연합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보통 크기의 마스크를 착용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반년 동안 다양한 시책을 마련해왔다”면서 “이제 가게에서도 여러 마스크를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답변했다. 일본 정부의 노력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해소돼 본인 또한 멀쩡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어 “이 마스크 또한 천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가 착용해온 작은 마스크는 그동안 ‘아베노 마스크(アベノマスク)’라고 불렸다. 지난 4월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다며 일본의 모든 가정에 2장씩 나누어 준 헝겊 마스크를 가리킨다.

마스크를 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17일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19 긴급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블룸버그연합

하지만 가구당 2장씩만 지급된데다 헝겊으로 작게 제작돼 방역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머리카락이나 벌레 등이 들어 있다는 신고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아베 총리의 무능을 조롱하는 상징물로 전락했다.

악! 마스크 2장이라니. 일본의 1주소 마스크 2장 배포 정책을 비판하는 패러디. 트위터 캡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4인 가족이 아베 마스크를 돌려쓰거나 함께 쓰는 식의 패러디물이 봇물 터지듯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1주소 마스크 2장 배포 정책을 비판하는 패러디. 트위터 캡처

아베 총리가 그 조롱의 대상이었던 작은 마스크 대신 멀쩡한 마스크를 쓰고 나오자 일본 네티즌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일본 거대 커뮤니티 5CH의 댓글을 보자.

-씻어 쓰다가 이제 2장 다 썼나.
-처음부터 멀쩡한 마스크를 줬다면 국민들은 아무 불평도 하지 않았을 거다.
-‘미안합니다’ 이 한마디 하면 죽나.
-처음부터 큰 마스크를 주문했어야지. 이 얼OO!
-턱 보이는 마스크 이제야 겨우 그만두는구나.
-코로나19가 만연하자 이제야 위기감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는 마스크를 썼군.

여론이 이런데도 아베 정권은 지난달 28일 아베 마스크를 추가 8000만장 나누어 주겠다고 밝혔다가 뭇매를 맞았다. 여론이 악화하자 아베 정권은 지난달 말 급기야 배포 계획을 철회하고 요양시설 등에만 배부하겠다고 전했다.

일본의 1주소 마스크 2장 배포 정책을 비판하는 패러디. 트위터 캡처

코로나19 엉터리 대응의 여파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지난 2일 공표된 재팬뉴스네트워크(JNN) 여론조사를 보면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35.4%에 그쳤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62.2%에 달했다. 이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라고 한다. 여기에 아베 정권의 코로나19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은 26%뿐이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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