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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방조·묵인 의혹… 경찰, 거짓말탐지기·대질신문 검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방조·묵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시 관계자들에 대해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피해자와의 대질신문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고충을 수차례 호소했으나 서울시가 묵살했다는 피해자의 주장과 서울시 관계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경찰은 또 온라인 악성 댓글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준 피의자 8명을 입건해 차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조·묵인 의혹 관련 조사 중에 서울시 관계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다른 부분이 있어서 거짓말탐지기 수사나 대질신문 같은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서울경찰청 ‘박원순 사건 수사 태스크포스(TF)’는 서울시 관계자 20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피해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발생했던 시점의 비서실 관계자들과 인사담당자 등에게 여러 차례 고충을 호소하고, 인사이동 조치 등을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시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고충을 호소하거나 전보를 요청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경찰은 우선 서울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자 중 동의하는 사람에 한해서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만 진행할 예정”이라며 “피해자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와 피해자 간 대질신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 쪽에서도 대질신문을 희망하고 있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2차 가해 관련 수사는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게시글이 올라온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 등 4개 웹사이트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피의자 8명을 입건하고, 일부에게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게시글 추가 확인 여부에 따라 수사 대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가 작성한 고소장’이라는 문건을 온·오프라인 상에서 유포한 5명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박 전 시장 사망 경위 조사는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이 중단되면서 제자리 상태다. 앞서 박 전 시장 유족 측은 서울북부지법에 ‘포렌식 절차에 대한 준항고 및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결정이 나올 때까지 포렌식 작업을 중단토록 했다. 경찰은 법원의 결정을 보고 추후 조사지속 여부 등을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유가족과 박 전 시장 주변인에 대한 조사는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에 대해서는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 내용이나 증거 등에 대해서는 인권위 측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법이 허용하는 내에선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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