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곰팡이 옥수수’ 폭로하자 “촬영금지”…“뭘 감추나” 뭇매

헤이룽장성 곡물창고의 옥수수,곰팡이와 이물질 뒤범벅 영상…남부지역 홍수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식량안보 우려도

중국 헤이룽장성 곡물창고에 보관중인 옥수수가 곰팡이 끼고 이물질이 섞여있다고 폭로한 장면.유튜브영상캡처

중국 곡물 비축 창고에 곰팡이가 피고 이물질이 뒤섞인 옥수수가 쌓여있는 동영상이 공개되자 창고를 관리하는 중국비축양곡관리공사(시노그레인)가 엉뚱하게 외부인의 휴대전화 등 촬영기기 반입 금지 조치를 내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잘못을 시정하기 보다 의혹을 덮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또 남부지방 홍수와 북부지방 가뭄 등이 극심한 가운데 ‘곰팡이 옥수수’가 공개되면서 중국 국가 비축 곡물에 대한 위생 문제와 함께 식량 안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비축 곡물 관리를 책임지는 시노그레인의 헤이룽장성 지사는 지난달 중순 자오저우 인근 자오둥의 한 곡물 창고에 비축된 옥수수가 곰팡이와 이물질로 뒤범벅된 동영상이 유포되자 창고내에서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네티즌들은 창고 안으로 휴대전화 반입까지 금지하자 비축 곡물의 위생과 품질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며 이를 숨기기 위해 그런 조치를 내렸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곡물 창고에 가득 쌓인 옥수수는 상당 부분 썩어 손으로 움켜쥐자 먼지가 날렸고, 옥수수 껍질 주위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옥수수에는 흙과 이물질도 섞여 있었다. 국가가 전략 비축용으로 보관 중인 곡물이라고 보기에는 옥수수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제보자는 이 영상에서 “국가비축 옥수수 5000t을 샀는데 옥수수를 비비면 부스러지고 먼지와 찌꺼기 등 불순물도 다량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시노그레인측은 지난달 14일 성명을 통해 “동영상에서 제기된 사항을 조사한 결과 현지 옥수수의 양과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옥수수에 이물질이 일부 섞여 있었지만 전체 옥수수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헤이룽장성의 곡물 창고.웨이보캡처

하지만 최근 현지 창고는 외부인의 휴대전화 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품질이 형편없는 비축 곡물의 실태를 숨기려고 은폐하는데 급급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시노그레인은 지난 2일 밤 성명을 통해 “회사측은 어떤 것도 숨기려 하지 않는다”며 “헤이룽장 지사의 휴대전화 반입 금지 결정은 잘못”이라고 지사에 책임을 돌렸다.

시노그레인의 헤이룽장성 지사는 “조사 결과 현장의 기계 설비가 많은데다 식량 경매와 출고가 늘면서 차량 운행도 빈번해지자 창고 측이 안전상의 이유로 이러한 조처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14억 인구에 대한 안전한 식량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쌀과 옥수수, 밀 등을 전략 곡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중국은 남부지역 홍수 등 자연재해와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식량 안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무원이 지난해 발간한 식량안보백서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창고 비축 용량은 9억1000만t에 달했고, 올해 여름 곡물 생산
량이 지난해보다 0.9% 증가한 1억4281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의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 1월 이후 거의 30%나 급등하며 옥수수의 국내 공급 부족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193만7000t의 옥수수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에서 옥수수 구매를 늘리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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