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범죄대피소 겸한 요즘 실내 버스정류장

정보통신기술(ICT)로 장소 융합…성동구 “‘스마트포용’ 정책 확대”

지난 3일 개장한 서울 성동구청 앞 실내 버스정류장 '스마트쉼터' 성동구 제공

서울 성동구 버스정류장이 기상 및 범죄대피소를 겸한 실내 정류장으로 진화했다. 내부에 첨단 사물인터넷(IoT) 기기들과 공조 시설을 설치해 안락하고 세련된 느낌을 냈다. 성동구는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의 수혜자를 늘리는 ‘스마트포용’ 정책을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5일 성동구청 앞에 설치된 실내 버스정류장 ‘스마트쉼터’는 3면이 투명유리로 돼 있어 확 트인 인상을 줬다. 불투명해 시야를 가리는 기존 한파대피소나 흡연 부스, 미세먼지 대피소들과 대비됐다. 부스 앞 유리 상단에는 투명 발광다이오드(LED) 안내판이 설치돼,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와 강수량 등 기상 정보를 안내했다.

출입 단계부터 ICT가 접목됐다. 출입문 옆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니 자동으로 체온을 측정하고선 적정체온임을 확인한 뒤 자동문을 열었다.

4평 남짓한 안쪽에는 버스와 지하철 도착시각을 안내하는 모니터가 눈에 띄었다. 도로를 비추는 CCTV 화면이 함께 나타나 부스 밖을 쳐다보지 않더라도 기다리는 버스가 어디쯤 오는지 알 수 있었다. 버스가 접근하면 도착 안내방송이 나온다.
버스, 지하철 안내시간 모니터. 오주환 기자

실내 공기는 쾌적했다. 부스 벽면엔 천장에 매립된 UV 공기살균기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램프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살균기는 흡기구로 공기를 빨아들인 뒤 바이러스와 세균, 미세먼지 등을 96% 이상 제거하고선 배기구로 깨끗한 공기를 내뿜는다.

덕분에 비교적 안심하고 냉난방기기를 켤 수 있다. 천장형 냉난방기는 한파와 폭염 때도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스마트쉼터는 작은 범죄대피소이기도 하다. 내부 비상벨을 누르니 구청 관제센터 직원과 음성 연결돼 소통할 수 있었다. 센터 직원은 내부 CCTV로 부스 내부를 살피고 원격으로 문을 잠그거나 조명,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UV 공기살균기 작동램프(위쪽 흰색)와 비상벨(아래쪽 버튼). 오주환 기자

부스 방문객이 직접 비상벨을 누르지 않더라도 비명소리가 나면 관제센터와 연결된다. 인공지능(AI)으로 이상음을 감지하는 음성 감지기가 평소와 다른 소리를 잡아내 관제센터에 알리는 것이다. 부스 운영시간은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다.
왼쪽부터 실내 CCTV와 실시간 미세먼지 측정기, 인공지능 비명 감지기. 오주환 기자

휴대폰·노트북 충전기와 테이블, 의자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설치돼 있었다. 무료 공공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있다. 전력은 천장 태양광 패널이 생산한다. 천장 스피커에서는 평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동구는 구내 버스정류장 10곳에 먼저 스마트쉼터를 설치했다. 한 곳당 설치비용은 약 1억원이다. 구 관계자는 “기존 미세먼지 쉼터 하나에 8000만원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비싸지 않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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