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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살려줘’ 외치는 영상을 SNS에…” 오륙도 사고 갑론을박

“영상 찍느라 신고 지연” VS “사고 인지 후 바로 신고했다”

B군이 SNS 스토리에 올린 사진(왼쪽). A군의 모습을 찾는 구조대를 찍었다. 오른쪽은 A군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영상. C양 제공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물놀이하던 중 숨진 중학생 A군(14)의 지인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오륙도에 동행했던 이들이 허우적대는 A군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느라 신고를 지연했고, 영상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며 만행을 고발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상을 촬영했다는 10대 B군 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반박에 나섰다.

A군의 지인 C양은 “사고 당시 A군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허우적대는 데도 현장에 있던 이들은 웃고 떠들며 영상을 찍었다”고 6일 국민일보에 밝혔다. C양에 따르면 A군은 지난 4일 오후 또래 10여명과 오륙도 선착장에 놀러 갔다. 다 함께 수영을 하려고 준비하던 중 A군이 먼저 바다에 들어갔고, 돌연 파도가 거세지면서 A군은 바다 깊은 곳까지 밀려났다.

A군은 이때부터 “119! 119!”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다급히 구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행 10여명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119 부르라는데?”라고 말하는 등 그런 A군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웃음 소리도 녹음됐다. C양은 “전체 영상을 보면 누군가가 ‘119 이 지X’이라고 말하는 것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C양은 “A군이 미동도 없자, 그제야 일행 중 한 명이 119에 연락했다”며 “해양 경찰대가 도착했을 때 A군은 이미 파도에 휩쓸린 상태였다”고 했다. 당시 신고한 것은 B군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는 수색 끝에 A군을 발견했으나, A군은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A군은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구조된 지 한 시간 만에 사망했다.


A군 친구들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C양은 또 “일행 중 한 명은 A군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영상을 SNS 스토리에 올리기도 했다”면서 “A군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안치된 후였는데도 수시간동안 그 영상을 공개해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군의 친구들이 항의하자 아이들은 고인을 조롱하는 듯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양은 일부 매체에서 ‘친구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수영 미숙’ 등으로 보도한 것을 바로 잡고 싶다며 “사고 경위가 정확히 알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한명을 특정해 비난하는 게 아니다. 일행들 중 누군가는 사망사고임을 알면서도 영상을 공유했고, 누군가는 지인들의 항의에 조롱하는 듯한 말을 했다. 그런 부분들이 문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A군의 지인들은 지난 5일 사고 경위가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을 등록했다. 청원 동의자 수는 하루 만인 6일 오후 1시49분 기준 8만841명을 달성했다.

그러나 B군의 아버지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들은 A군이 물에 빠진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영상을 찍었다”며 “아이들이 평소 놀 때 서로의 모습을 자주 찍어줬다고 한다. 그날도 그런 목적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A군이 119를 외쳤을 때 바로 영상을 끄지 않고 장난스럽게 말한 것도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절대 방치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행 중 한 명이 영상을 SNS 스토리에 올린 것은 맞다”고 했다.

B군이 신고접수 후 받은 메시지. B군 아버지 제공

B군 아버지는 “그날 버스에서 내린 게 오후 2시50분쯤이었고, 오륙도 선착장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게 오후 3시쯤이었다”면서 “신고가 접수됐다는 문자를 보면 오후 3시2분이다. 신고까지 1~2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B군이 SNS에서 A군의 사망과 관련 일부 부적절한 댓글을 단 것에 대해서도 “아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주변에서 사고를 오해하고 폭언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수없이 보내자 본인도 괴로운 마음에 그렇게 대응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B군 아버지는 “아들도 A군의 죽음을 목격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 협박에 가까운 메시지들을 받고 눈물을 보이는 등 힘겨워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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