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 살리고 대선에 써먹고…실업수당 연장 등 행정조치 강행

트럼프, 실업수당 연장 등 4건의 행정조치 서명
의회 협상 결렬되자 행정조치로 ‘우회’ 택해
바이든 “일부 조치들, 득보다 해를 끼칠 것”
미국 헌법상 연방 지출은 의회 권한…법적 공방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 소유 골프클럽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조치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실업수당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4건의 행정조치에 서명했다.

대선을 87일 앞둔 상황에서 실업자들에 대한 현금 지원과 급여세 유예·학자금 유예 등의 조치를 강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추가 부양안에 대한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행정조치라는 방식을 택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활용해 미국 의원들을 우회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의도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헌법은 연방 지출에 대한 권한을 기본적으로 의회에 부여하고 있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행정조치들은 진정한 해법이 아니다”라며 “일부 조치들은 좋은 결과보다 해를 끼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 소유 골프클럽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실업 수당 연장·급여세 유예·학자금 융자 상환 유예·세입자 강제퇴거 중단 등 4건의 행정조치들을 발표한 뒤 이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조치에 따라 지난달 말 만료된 실업수당이 연장된다. 대신 액수는 주당 600달러(71만원)에서 400달러(48만원)으로 낮아진다. 또 각 주(州)가 비용의 25%를 지불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로 수 천만 명의 실업자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1주당 (실업수당이) 400달러”라면서 “우리는 민주당 없이 이것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돈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며, 이 돈은 그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는 데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많은 주들이 코로나19 재정 지원을 하려다 예산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면서 “이전 실업수당은 모두 연방정부에서 제공했으나 많은 주들이 새로운 의무를 떠맡으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행정조치를 통해 미국 재무부에 연 소득 10만 달러(1억 1885만원) 미만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올해 연말까지 급여세 유예를 허용하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급여세 유예조치를) 연장하고 (급여세를)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연방 자금을 쓴 주택의 세입자의 퇴거를 동결하고, 학자금 융자 상환을 올 연말까지 유예해주는 내용의 행정조치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서 코로나19 추가 부양안이 합의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은 이 모든 것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나는 행정조치를 발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것은 협상의 기술도 아니며, 대통령의 리더십도 아니다”라며 “이번 행정조치들은 진정한 해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어 “이것들은 단지 책임을 면하기 위한 계략”이라며 “일부 조치들은 좋은 결과보다 해를 끼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행정조치는 미국 가족들에게 적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공화당에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협상 결렬의 책임을 공화당에 돌린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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