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비싸다” 불만에 ‘알뜰폰 활성화’ 꺼내든 정부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안으로 알뜰폰 요금제 가격을 더욱 낮추고, 카드 할인 등 각종 혜택도 제공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0년 도입된 알뜰폰이 저렴한 요금을 바탕으로 가입자 734만명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지만, 이동통신 3사 중심의 시장구조가 견고해 성장이 정체됐다는 판단이다. 알뜰폰 사업자 중에서도 6개의 이통사 계열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서비스·유통망 등에 역량이 부족한 중소사업자들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먼저 이통 3사가 5G 서비스를 알뜰폰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오는 11월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 지급하는 도매대가는 음성·데이터 각각 지난해 대비 20% 이상 인하하고, 수요가 높은 LTE(롱텀에볼루션)·5G 요금제 수익배분 대가도 낮춘다. 알뜰폰 업계에서 더 저렴한 5G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들이 알뜰폰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도록 ‘알뜰폰 전용할인카드’도 출시된다. 국민카드·롯데카드·우체국카드와 제휴를 통해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1만~1만5000원 가량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저렴한 요금제만으로는 이용자 선택을 받는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알뜰폰 확산을 위해 중저가 단말기 공급 기반을 확충한다. 국내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 LG전자와 알뜰폰 단말기 공동조달 체계를 마련하고, 단말기 출시도 지원한다. 소비자들이 이통사를 통해 구매하던 단말기를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달부터 출고가 대비 40~50% 저렴한 중고 단말기를 온라인 판매할 예정이다.

또 이달 안으로 ‘알뜰폰허브’ 홈페이지를 개편해 맞춤형 요금제와 단말기, 전용할인카드 정보를 한 번에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알뜰폰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알뜰폰 스퀘어’도 다음 달 안으로 구축한다. 편의점과 다이소 등에서 알뜰폰 유심판매를 지속 확대하면서 키오스크를 통한 개통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한다.

온라인 개통 시 유심 당일배송을 시행하고, 본인인증 수단으로 카카오페이, 패스(PASS) 애플리케이션(앱) 인증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도 이뤄진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저가 5G 요금제 출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설비투자에 한창인 이통사를 압박하기 어려운 만큼 알뜰폰 활성화를 통해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불러오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은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데도 요금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해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일 첫 5G 품질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망이 안정적으로 깔려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참여연대는 즉각 논평을 내고 “국민이 체감하고 있는 5G 서비스 실태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결과”라고 맞받았다.

이동통신 업계에선 정부의 통신료 인하 기조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에 도매대가를 할인해줄수록 이통사에는 손해”라며 “정부의 ‘디지털 뉴딜’ 사업에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핵심 파트너임에도 이통사에 대한 채찍질이 최근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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