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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물속 발버둥치며 하루를 버텼다… 소 110마리 구출작전

9일 경남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에서 이틀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축사에 갇힌 소 구조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합천군

이틀 동안 최대 450㎜에 이르는 폭우가 할퀴고 간 경남 지역에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축들도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9일 경남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에서는 때아닌 동물 구출작전이 펼쳐졌다. 집중호우 때 미처 축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소 110여마리를 구하기 위해 주민·축협 직원 등이 모였다. 합천에는 이틀간 269.1㎜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졌고, 건태마을 역시 어른 머리 높이까지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조기에 대피하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들은 꼼짝달싹 하지 못하고 갇혔다. 자칫하다 대량 폐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9일 오후 경남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에서 이틀간 쏟아진 집중호우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축사에 갇힌 소 구조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합천군

9일 오후 경남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에서 축사에 갇힌 소 구조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합천군

경남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에서 이틀간 쏟아진 집중호우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축사에 갇힌 소 구조작전이 9일 펼쳐지고 있다. 합천군

구출작전은 빗줄기가 잦아든 이날 오후 4시쯤 시작됐다. 장정 40여명은 세 사람이 1조를 이루고 보트로 축사에 진입했다. 이들은 소에 줄을 묶은 뒤 두 명은 보트 위에서 줄로 연결된 소머리를 잡고, 나머지 한 명은 직접 물에 들어가 소의 몸통을 받쳤다. 익사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었다. 이렇게 소를 1마리씩 차례로 제방까지 끌고 나왔다.

지난 8일 오후 경남 합천군 건태마을 일대에서 소 수십마리가 비를 비해 농로를 활보하고 있다. 합천군

지난 8일 오후 경남 합천군 건태마을 일대에서 소 수십마리가 비를 비해 농로를 활보하고 있다. 합천군

9일 오전 경남 합천군 건태마을에서 소 한 마리가 물에 잠긴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다. 합천군

살기 위해 만 하루 가까이 발버둥을 치던 소들은 제방으로 끌려나오자마자 힘없이 쓰러졌다. 작업자들은 트랙터까지 동원해 수십 차례에 걸쳐 축사와 제방을 오가며 110마리가 넘는 소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탈진한 20여마리는 아쉽게도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축산 농가는 그나마 한 시름을 덜었다.

9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과 축사 지붕에 소들이 올라가 있다. 이 소들은 주변 축사에서 사육하는 소들로 전날 폭우와 하천 범람에 물에 떠다니다가 지붕 위로 피신, 이후 물이 빠지면서 지상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 연합뉴스

건태마을 관계자는 “가축이 그래도 살겠다며 하루 가까이 축사 내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는 게 대단하다”며 “안타깝지만 지금 구조된 소 가운데 일부도 장시간 헤엄을 치느라 탈진해 죽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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