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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냉소만 남긴 청와대 부동산 매각권고…‘실패한 실험’


청와대의 다주택 참모 매각 권고가 ‘8개월의 실패한 실험’으로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다주택 참모 일부가 집을 팔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이 ‘종합적 책임’을 진다며 일괄 사의 의사까지 밝혔지만 여론은 냉소와 조롱이 넘쳐나고 있다. 애초부터 부동산이라는 예민한 이슈를 정무적 숙고 없이 ‘정치 이벤트화’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전후로 노영민 실장 등 참모 6명의 일괄 사의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끝없는 논란을 만들어온 부동산 매각 논란이 ‘사의 수리 여부’에 맞춰 결론을 맞게 되는 셈이다.

노 실장은 지난해 12월 16일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솔선수범’이 명분이었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도 뜬금없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다수 참모는 매각에 나서지 않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다시 노 실장은 지난달 2일 다주택 참모들에게 부동산을 7월 안에 처분하라고 ‘강력 재권고’했다. 일대일 면담도 했다. 하지만 노 실장 본인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충북 청주시 아파트 2채 중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하자 여론이 들끓었고 결국 노 실장은 아파트 2채를 모두 매각했다.

노 실장이 정한 마감 기한이 지났지만, 여전히 청와대에는 다주택자가 8명이다. 청와대는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처분 의사를 표명하고, 처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에 각각 아파트를 소유한 김조원 민정수석이 잠실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원 이상 높게 매물로 내놓아 ‘매각 시늉’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튿날인 7일 결국 노 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총 6명이 문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정권은 2년, 아파트는 영원하다” “직을 버리고 집을 지켰다”는 냉소가 비판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위 공직자 주택 매각 지시가 합리적이냐 실제 부동산 정책에 도움이 되냐를 떠나 그 말을 입 밖에 냈을 땐 구현에 대한 계획이 있었어야 한다”며 “부동산 정책을 찬반과 토론의 영역에서 불신과 조롱의 영역으로 전락시킨 최악의 한 수”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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