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문찬석 선배, 검사 성폭력 대놓고 거짓말하더니…”

임은정 당시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2018년 11월 22일 검찰 내 성폭력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격하고 검찰을 떠난 문찬석 광주지검장과 그의 발언을 다루는 언론을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과거 검찰 내 성폭력 의혹을 덮기 위해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사람인데 그런 그의 주장을 언론이 공정한 비판인양 다루는 건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임 부장검사는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지검장이 2015년 남부지검 2차장검사 시절 여검사 성추행 의혹을 받던 검사 A씨가 돌연 사직한 이유에 대해 “본인은 ‘그냥 좀 힘들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부장한테 보고 받았다”고 말한 내용을 거론하며 “문찬석 선배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았는데 대놓고 거짓말을 한 걸 알고 마음을 접었다”고 썼다.

임 부장검사는 이와 관련해 “거짓말을 한 공직자의 위선이 드러나면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라 언론이 그 말을 더는 믿어주지 않을 것 같은데 계속 믿어주고 공감해주는 기사들을 보면 언론의 망각이 지나치게 빠른 것인지, 알고도 속아주는 체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문 지검장에게 이런저런 소회를 물어볼 기자분들이 있으시면 김모 부장, 진모 검사의 성폭력을 어떻게 덮을 수 있는지, 왜 당신은 2015년 5월 공연히 국민을 속였는지…. 꼭 좀 물어봐 달라”고 적었다.

문 지검장이 조직을 떠나기 전 추 장관의 검찰 인사를 비판하며 올린 글을 거론하면서는 “대선 때마다 검찰개혁이 공약이었던 나라에서, 그 시절 잘 나갔던 간부들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와 잘못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있나”라며 “방관하고 침묵한 죄, 막지 못한 죄에서 자유로운 검사는 없다”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이 글에서 문 지검장의 신뢰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20년 동안 검찰에 근무하면서 ‘저 사람, 검사장 달겠구나’라는 확신을 한 검사는 딱 3명이었다. 문찬석, 한동훈, 이원석 선배다”라며 “한나라 말 최고의 인물평가자로 꼽히는 허자강이 조조를 두고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이라는 평을 했는데, 그 선배들은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가 될 거란 생각이 들 만큼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과 처신술이 빼어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시대와 검찰이 과연 정의로운가’와 맞물리며 계속 승승장구하며 요직에서 이런저런 일을 수행하는 선배들이 스스로는 물론 나라와 검찰에 위태위태하다 싶어 멀리서 지켜보던 제가 오히려 더 조마조마했다”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마지막으로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위법하거나 부조리한 검찰 조직문화에 덜 때 묻은 후배들이 선배들의 자리에 올라설 날이 결국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소동을 후배들은 ‘오십보백보’라며 어이없어하게 될 것이다”라며 “조금 맘 편하게 지금을 돌아볼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글을 맺었다.

지난해 7월 31일 광주지검 대회의실에서 문찬석 63대 신임 광주지검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문 지검장은 지난 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추미애 장관의 검찰 인사를 비판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친정권 인사들’ 혹은 ‘추미애의 검사들’이라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웠다”고 적었다.

문 지검장은 전국시대 조나라가 장평전투에서 진나라에 대패한 것을 거론하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검사라고 다 같은 검사가 아니다. 각자의 역량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검언유착 수사를 두고 “참과 거짓을 밝힐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면 검사직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는 “사법참사”라고 비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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