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때아닌 4대강 논쟁에 “또 싸움질… 병이야 병”

청양 왕진교 일원 금강에 발생한 녹조(왼쪽 사진)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시스

전국적인 폭우 피해로 이명박(MB) 정부의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이 새삼 여야 공방의 중심에 선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몇 년 묵은 논란을 왜 다시 꺼내느냐”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재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함께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앉아서 지난 정권의 정책을 놓고 잘했니, 못했니, 싸움질이나 하고 있나. 병이야 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4대강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낙동강 터지고, 영산강 터졌다. 4대강의 홍수예방 효과가 없다는 게 두 차례의 감사로 공식 확인된 사실”이라며 “4대강 전도사 이재오(미래통합당 상임고문)씨도 사업이 홍수나 가뭄대책이 아니라, 은폐된 대운하 사업이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은 MB정부가 예산 22조원을 투입해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등 4대강에 16개의 대형 보를 설치해 가뭄과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자 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 걸친 감사를 통해서 홍수 피해 예방에 연관이 없는 사업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진 전 교수는 “상식적으로 물을 가둬놓는 기능을 하는 보가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 어차피 비 오면 보는 개방해야 하고, 그걸 개방해도 구조물은 남아 있어 물의 흐름을 방해할 뿐”이라며 “통합당에서 ‘뻘소리’가 나오는 건 아직도 그들이 정신을 못 차렸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앞서 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이 없었다면 이번에 어쩔 뻔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주장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다”며 “섬진강이 사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정부는 이명박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고 집권해서는 적폐로 몰아 보 해체까지 강행했다”며 “이제 와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습폭우라 어쩔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정권 사람들 진짜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민주당 설훈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으로 건설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 둑이 못 견딜 정도로 수압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통합당이 ‘이명박정부 때 섬진강도 했으면 물난리를 막았을 것’이라고 하는 등 4대강 예찬론을 다시 끌고 오면서 수해마저 정부 비방 소재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통합당이 섬진강 등에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이번 물난리를 막았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아직 재난은 진행 중인데 야당은 남 탓부터 하고 있다. 정말 제정신인가. 앞에서 열심히 전투에 임하고 있는데, 뒤에서 발목 잡는 형국”이라고 맹비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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