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논란’ 장본인 노영민 유임…3기체제 한시적 유보에 방점

김조원 민정수석은 이날 대통령 주재 회의도 불참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참모 다주택 매각뿐 아니라 참모진 일괄사의도 직접 기획하고 지시한 당사자다. 노 실장의 거취 문제가 이번 청와대 개편의 핵심으로 평가받았던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노 실장을 인사 대상에서 빼면서 일단 유임시켰다. 후임 인선과 업무 인수인계 등 여러 현실적인 요소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한시적 유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마칠 ‘비서실장 3기 체제’가 일단 잠시 미뤄졌을 뿐이라는 인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노 실장 유임에 대해 “추후 인사는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노 실장 유임은 우선 현실적으로 후임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에서는 그동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우윤근 전 의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교육 현안이 많아 자리를 옮기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애초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명됐던 김 장관도 부동산 정책으로 논란이 된 만큼 발탁 가능성이 작았다. 양 전 원장도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이 비서실장을 맡기엔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노 실장이 유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사실상 유임이 아닌 유보”라며 “하마평에 올랐던 이들 모두 비서실장으로 내정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후임자를 아직 구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청와대 출신 인사는 “업무가 한꺼번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순차적으로 가는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친문 의원은 “참모진들이 일괄 사표를 냈는데 비서실장은 사령탑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좀 더 여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신임 비서실장 인선은 정기국회 이후 연말 또는 내년 초쯤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으로 비서실 산하 수석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지 사흘 만에 단행됐다. 핵심 참모들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리고, 들쭉날쭉한 세평이 쏟아지는 등 청와대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는 김조원 민정수석이 불참했다. 대통령 주재 회의에, 후임자가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수석급 참모가 불참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수석은 지난 주말에도 출근하지 않고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도 불참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사에 불만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일부 수석을 교체한 데 대해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현재의 국정 실패는 비서진 일부 땜질로 막을 단계를 넘어섰다”면서 “참모 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인식 전환과 국정 방향 전환”이라고 지적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부동산 시장에서 확실히 집값을 잡겠다는 신호와 확신을 주는 데 실패한 내각과 청와대의 정책당국자에 대한 책임을 (문 대통령은) 묻지 않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사직 쇼”라며 “부동산 정책과 관계없는 수석들이 사표를 낸 것으로, 잠시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임성수 이가현 김경택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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