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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기름재앙 뿌린 일본배 한척…모리셔스의 악몽

총리 “두동강날 수도”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WAKASHIO)호가 인도양 남부 모리셔스 해역에 좌초돼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인도양 남부 천혜의 섬 모리셔스 해역에서 좌초돼 중유 1000t을 쏟은 일본 화물선이 반파될 우려가 제기됐다. 배 안에 있는 기름이 추가 유출될 가능성도 커 모리셔스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좌초된 화물선 와카시오(WAKASHIO)호의 선체에 생긴 균열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생태계와 자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주그노트 총리는 “(선체) 균열이 커지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배가 두 동강으로 망가질 위험도 아직 있다”고 말했다.

모리셔스 해역에 좌초돼 기름을 유출한 와카시오호. AP 연합뉴스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WAKASHIO)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오염된 모리셔스 해역의 지난 8일 모습. 산호초 위로 짙은 기름띠가 번져 있다. EPA 연합뉴스

모리셔스 해역에서 좌초돼 선미부가 물에 잠긴 와카시오호의 모습. AFP 연합뉴스

일본 미쓰이상선이 운항 중인 와카시오호는 지난달 26일 모리셔스 해역에서 암초와 부딪히면서 좌초됐고, 지난 6일에는 배 뒤편 연료탱크가 손상돼 1000t이 넘는 중유가 바다로 흘러들었다. 당국은 사고 해역에 오일펜스를 치고, 긴급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미 기름은 산호초와 희귀생물이 가득한 바다·해안가로 급속도로 퍼진 상황이다.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WAKASHIO)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모리셔스 해역이 오염돼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WAKASHIO)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모리셔스 해안이 기름 범벅이 된 가운데 한 남성이 긴급 오염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배 안에 남아있는 2500t가량의 연료다. 주그노트 총리의 우려처럼 선체가 두 동강이 날 경우 남은 연료가 유출될 가능성이 커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다. 모리셔스 당국은 지난 7일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선박을 인양할 만한 기술이나 전문인력이 없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도 이날 국제긴급구조대 전문가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WAKASHIO)호가 유출한 기름에 오염된 모리셔스 해안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9일 천혜의 섬 모리셔스 해변이 시꺼먼 기름으로 범벅이 돼 있다. EPA 연합뉴스

인구 130만 명의 섬나라 모리셔스는 주요 산업인 관광업을 비롯해 경제의 대부분을 연안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해 찾아온 이번 사고가 모리셔스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다. 당장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라군(석호) 주변에 사는 수천 종의 생물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며 “모리셔스의 경제, 식량 안보, 보건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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