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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믿다 쌀 수급 차질…하늘만 쳐다보는 ‘쌀값 대책’


8월인데 쌀 생산량 가늠 안 돼…역대급 장마 때문
9월 일조량 안 좋으면 흉작될 듯…쌀값 오르나

기상청의 오보가 식량 수급을 책임지는 농정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벼 이삭이 맺히기 직전인데도 올해 쌀 생산량이 얼마나 될지 가늠조차 못하고 있다.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병충해가 창궐하지 않을까 걱정도 크다. 흉년이 들면 고공행진 중인 쌀값이 더 오를 수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팍팍해진 서민 지갑 사정에 부담이 커질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당초 기상청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9일까지 평균 기온은 23.4도를 기록했다. 평년(24.8도)보다도 1.4도가 낮았던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강수량은 663.2㎜로 평년(368.5㎜)보다 1.8배나 늘었다.

낮은 기온과 높은 강수량은 벼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0~25도 정도의 기온에 습도가 높을수록 병해충 창궐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가 계속 오면서 벼 생육에 도움이 되는 일조량이 대폭 줄어든 점도 악재다. 해당 기간 일조량은 121시간으로 평년(219시간) 대비 55.3%에 불과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잎집무늬마름병이나 이삭도열병 등의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후 여건이나 병해충 때문에 흉년이 들면 쌀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쌀 도매 가격은 이날 기준 가마니 당 19만1300원이다. 13만원대였던 3년 전과 비교하면 6만원가량 오른 상태지만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흉년이 들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수요가 증가하는 하반기에는 가격이 오를 터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쌀 재고량이 평년보다 적어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청 예측과 실제 날씨가 달라서 올해 쌀 생산량이 얼마나 될지 내부에서도 아직 예측하기 힘들지만 당초 예상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이삭이 영그는 시기인 8월 말부터 9월 초 일조량이 높으면 (생산량)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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