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웡만 남았다… 지미 라이 이어 우산혁명 학생운동가도 체포

국제사회, 대규모 체포 맹비난… 사주 체포된 빈과일보 “계속 싸울 것” 1면에 밝혀

홍콩 민주파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인 아그네스 차우가 10일 홍콩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민주파 진영에 대한 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에 이어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주역까지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홍콩 경찰이 우산혁명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날 밤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아그네스 차우는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진다.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경찰은 같은날 학생운동 단체 ‘학민사조’의 전 구성원인 윌슨 리 등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2011년 결성된 학민사조는 홍콩 정부가 2012년 친중국적 내용의 국민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대규모 반대 운동을 주도해 도입 계획을 철회시킨 바 있다.

서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와 그의 두 아들, 빈과일보의 모기업 ‘넥스트 디지털’ 임원 4명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250여명은 빈과일보 사옥에 들이닥쳐 임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벌였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지미 라이는 미국을 위해 싸우는 것을 오만하게 뽐내고,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폭력을 선동하기 위해 그의 매체를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11일 발행된 빈과일보 1면에 전날 체포된 사주 지미 라이의 모습이 실려있다. EPA 연합뉴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조슈아 웡의 체포 여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은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자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에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홍콩 경찰의 전방위 체포 작전에 국제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의 가혹한 국가보안법에 따라 지미 라이가 체포됐다는 보도에 매우 걱정스럽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고 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추가 증거”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 신문에 대한 급습과 체포는 기본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일”이라면서 “캐나다는 언제 어디서든 공권력의 위협과 억압이 없는 환경에서 활동해야 하는 미디어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실도 “국제 인권법과 홍콩 기본법이 보호하는 권리 행사를 침해하지 않도록 당국이 이번 사건을 재검토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주가 체포된 빈과일보는 11일 발행된 신문 1면에 성명을 싣고 “홍콩 경찰은 노골적으로 법을 우회하고 권력을 남용했다”면서 “박해 속에서도 진실을 말할 것이다.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언론사를 습격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며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날 평상시 인쇄 부수인 10만부보다 5배 이상인 50만부 넘게 인쇄됐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몽콕 지역 등에서는 이날 오전 2시부터 빈과일보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빈과일보의 모기업인 넥스트디지털의 주가는 폭등했다. 10일 넥스트 디지털 주가는 무려 183%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고, 이날도 장중 516%나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두고 민주 진영에서는 시민들이 주식을 사서 지미 라이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려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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