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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유골 건조기에 말렸다” 납골당 침수 유족의 호소

최근 폭우로 침수 피해가 난 광주 북구 동림동 한 사설 납골당에서 9일 유가족이 유골함을 수습해 품에 안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 때문에 부모님 유골함에 물이 차는 피해를 본 유족이 “시 관계자, 구청 관계자, 추모관 관계자 모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정모씨는 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일요일 오전 6시쯤 추모관에 갔다. 현장에 사람들이 여러 명 있었는데 물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 줄 서서 기다리기만 했다. 물이 무릎까지 찼지만 유족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니 오후 1시 반~2시쯤 추모관에 들어갔다”며 “들어가 보니 뚜껑이 열려 있는 유골함도 있었고, 유골함을 보관한 유리도 깨져 있었다. (유골함에) 황토가 다 뒤집어씌워져 있었다.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유골에는 물이 찼고, 어머니 유골에도 물이 약간 찼다. 유골을 말릴 데가 없어서 (함에서) 물을 따라내고 가정용 건조기에다가 건조했다”며 “유골함을 위에 두신 분들은 침수가 좀 덜 됐는데 상층 이하에 있는 유골함은 거의 침수됐다고 보면 된다. 유골함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최근 폭우로 침수 피해가 난 광주 북구 동림동 한 사설 납골당에 9일 유골함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려는 유가족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정씨는 추모관 관계자들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에 나온) 추모관 관계자들이 없었다. 문을 따주는 직원 한 명인가 두 명만 있었다”며 “주변에 사는 분들이 물 빼는 걸 도와주고 소방 관계자와 경찰들만 있었다. 실질적인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믿기지 않는다. 선생님이 못 보신 건 아니냐’고 묻자 정씨는 “다른 사람도 (관계자가) 아예 없다고 난리가 났다. 관계자 나오라고 해도 없었다”고 말했다.

‘장마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추모관 측이 대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진행자 말에는 “수위가 차오르는 걸 관계자들이 알았을 것이다. 미리 연락해서 유골함을 옮기도록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왜 그랬냐고 물어봤냐’는 질문에는 “대화할 사람이 없었다”며 “시 관계자, 구청 관계자, 추모관 관계자 모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모관 측은 원하는 경우 재화장을 하고 유골함도 원하는 대로 교체하겠다고 했던데 개인적으로 통보는 못 받았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대책위원회 위원들끼리 이야기하는 카톡방에서 알게 됐다. 그런 문자를 개인적으로 받지 못했다”며 “가족들은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유골을 분실하거나 (유골이) 침수된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해를 본 사람들끼리 서로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8일 영산강 지류에 있는 북구 동림동 수변공원에 있는 한 사설납골당(재단법인 S추모관) 지하 1층이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침수 피해 유골은 약 165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일부 피해자 유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납골당 조사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광주시와 북구는 재화장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광주 영락공원과 곡성지역의 화장로를 사용하도록 한 데에 이어 전남과 전북의 다른 화장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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