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주역 아그네스 초우 일본서 폭발적 인기, 왜?

日언론 연일 보도, 시민들도 “석방하라” 촉구… ‘민주주의 여신’으로 불리기도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 아그네스 초우

중국 당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홍콩 민주화운동 활동가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는 데 대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언론은 유독 아그네스 초우(24)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이 반중국 매체 ‘빈과일보’의 창업자 지미 라이 체포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현지시간)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초우는 왜 일본에서 그토록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내 ‘초우 인기’를 분석했다.

초우는 지난 10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트위터에서는 곧바로 ‘아그네스 초우를 석방하라(#FreeAgnes)’는 대대적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초우가 11일 밤 보석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초우 석방’ 촉구 해시태그 달기에 참여한 일본 트위터 계정은 17만8000개에 달했다. ‘우리는 아그네스 초우 체포에 항의한다’는 일본어 해시태그도 5만7000건에 달했다. 일본의 주요 신문들도 초우 체포 소식을 1면에 다루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초우는 그간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일본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조슈아 웡과 더불어 홍콩 민주세력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다.

15살이었던 2011년 웡과 함께 학생운동 단체 ‘학민사조’를 결성했고, 이듬해 홍콩 정부가 친중국적 내용의 국민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12만명 규모의 대규모 시위를 일으켜 정부 계획을 막아냈다.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고, 2016년에는 민주화 활동가 네이선 로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결성했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에도 주도적 역할을 맡아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현재 출국금지 상태에 처해있다.

일본 언론들은 활발하게 일본어 메시지를 내놓는 초우를 ‘민주주의 여신’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가 천안문 바로 앞에 세웠던 ‘민주 여신상’에 초우를 빗댄 것이다.

도쿄 국제기독교대학의 스테펀 내기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초우의 일본 내 인기에 대해 “그는 일본어를 아주 잘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소셜미디어 메시지로 전달하는 데도 능하기 때문에 일본 사회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한 젊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불편해 하지 않는다”며 “일본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홍콩 민주화운동 진영의 얼굴로 비춰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차우는 석방 후 13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일본인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유창한 일본어로 “변호사로부터 많은 일본 분들이 나를 응원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당국에 체포됐다. 말도 안 되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계속 홍콩 상황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유튜브 영상 일부분은 일본 공영방송 NHK에도 소개됐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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