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계약에 복비도 내라고?”…집주인 ‘특약’에 뿔난 세입자


‘임대차3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신고제) 통과로 임대인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1년마다 보증금을 5%씩 올리도록 ‘쪼개기 계약’을 하는 등 ‘신종 특약’을 만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신종 특약을 받아든 임차인들은 ‘임대차3법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최모(34·여)씨는 13일 “마음에 드는 전세를 발견했는데 집주인이 황당한 특약을 내밀었다”며 어이없어 했다. 특약에는 ‘1년마다 전세금 5%를 갱신할 것’ ‘세입자가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다 낼 것’ ‘임대인의 보증보험비를 매년 부담할 것’이 포함돼 있었다.

최씨는 “전세금이야 올린다 해도 언젠가는 받을 돈이이라지만 보증보험비·복비까지 내라니 황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이 아니냐”는 최씨 항의에 집주인은 “세무서가 1년마다 증액 계약이 가능하다 답했고, 나중에 효력이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할지라도 청구권에 따른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조항을 빼줄 수 없다”고 버텼다고 한다. 결국 지난 10일 해당 집을 포기한 최씨는 “임대차3법이 오히려 임차인을 죽인다”며 “직장 때문에 집을 무조건 구해야 하는데 매물이 없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이미 임대인들은 인터넷상에서 ‘1+1+2 특약은 필수’라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근거 조항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에 명시된 ‘임대료 증감청구권’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조세, 공과금 부담 등 경제 사정 변동에 따라 약정한 차임 및 보증금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증액 청구 기간은 1년 이상이며 금액은 20분의 1로 제한하고 있어 1년마다 5%씩 증액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2년을 1년 단위로 쪼개 계약하는 구조다.

임대인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40)씨는 “내가 재벌도 아니고 가족 먹여 살리는 월급쟁이인데 세입자에게 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씨 또한 다양한 특약들을 고민 중이다. 이씨는 “임차인이 집 내부를 수선했는데 복구가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보증금에서 차감한다는 내용을 넣겠다”며 “가령 벽에 못질 한 곳 당, 바닥 스크래치 ㎝당 금액을 매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판례가 없어 아직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법무법인 주원 김진우 변호사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규정은 법의 취지에는 반하나 당사자 합의이고 임차인도 그만큼 주거권을 보장받았다면 실익이 있어 명확히 불법이라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차 3법의 미흡함으로 (임대·임차인) 상담이 늘어 시장 혼란을 피부로 체감한다”고 덧붙였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법의 취지인 임차인 보호에 역행하는 조항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임대료증감청구권은 원래 있었으나 통상 계약 기간인 2년마다 시장가격에 맞춰 보증금을 올릴 수 있어 굳이 주장하지 않았던 권리”라며 “주장은 할 수 있지만 증액의 정당성도 입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시장에서 전세는 계속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서울의 전세 매물은 3만2505건으로 2주 전 법이 시행되기 이전인 지난달 29일(3만8557건)보다 15.7% 감소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