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딸 학교 안 보내는 이유, 한국 연구에 답 있었다”

미국 CNN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 칼럼

CNN 보도화면 캡처

CNN 유명 의학전문기자이자 에모리대 뇌과학과 조교수인 산제이 굽타가 미국 내 오프라인 개학을 앞두고 세 딸을 등교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장문의 칼럼을 통해 이유를 밝혔는데,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구가 큰 깨달음을 줬다고 서술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굽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CNN에 게재한 글에서 “객관적인 기준들을 고려하고 지역 상황을 따져봤을 때 나는 당분간 세 딸을 학교와 떨어뜨려 놓기로 결심했다”고 썼다. 그의 딸 중 두 명은 10대고 막내는 아직 열 살이 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누그러들지 않았음에도 미국 내 여러 학교는 지난달 말부터 오프라인 개학을 강행하고 있고, 굽타의 딸들이 재학 중인 학교 역시 내주 개학이 예정돼 있다.

굽타는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아이들을 등교시킬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우리 집에서도 지속적인 논의가 있었다”며 “학교는 고맙게도 선택지를 남겨줬다. 화상과 대면 수업 중 선택이 가능했고 딸들은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하면서도 화상 수업을 듣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어린이는 90명이다. 이는 현지 전체 사망자의 1%가 채 되지 않는 수치다. 그는 “아이들이 성인에 비해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면역력을 가진 것은 아니며, 그들도 감염될 수 있고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굽타는 “10~19세 아이들이 성인만큼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10세 미만의 아이들 비율은 극히 적었다”며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조사대상이었던 접촉자 6만명 중 10세 미만 접촉자는 237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알려진 것처럼 어린아이들의 감염 위험이 낮은 것이 아니라, 유독 집에 머무른 시간이 길고 접촉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어 “아이들의 이동량이 많아지면서 이들은 국가가 주도하는 큰 실험 일부가 될 것”이라며 “감염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학교들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미성년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조지아주 한 교육구에서는 개학도 전에 교직원 약 260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주 동안 미국에서 확진된 어린이 수는 38만명 이상으로 90% 늘었다.

굽타는 마지막으로 “개학을 앞두고 유언장을 쓰고 있다는 교사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팠다”며 “어떤 가족은 나와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우리는 모두 가능한 한 최고의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아마추어 전염병학자가 되어 가는 것 같다”고 썼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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