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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뉴스] “회사를 나가야 합니다…” 고비 맞은 어느 가장의 글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어느 가장의 글이 14일 네티즌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남 일 같지 않다”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죠. 가장의 무게를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며 “힘내라”는 격려의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갑작스레 인생의 고비를 맞게 된 아이 둘 아빠와 그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는 이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들의 사연을 전합니다.

글쓴이 A씨는 “참 씁쓸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첫 확진자가 나온 1월부터 회사의 매출이 급감했다며, 버티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고요. 임원진 월급 삭감 등 여러 조치가 취해졌는데도 회사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고 토로한 그는 “더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좌절했습니다. 그래도 “애가 둘이나 있는데 힘내야겠죠”라며 “다들 힘내시길 바라겠다”고 말했죠.

A씨가 글을 올린 지 약 1시간 만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중 꽤 많은 이가 자신도 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한 네티즌은 “화이팅! 저도 애가 둘인데 쉬고 있어요”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자영업 하는데 아르바이트생 8명 모두 내보냈습니다. 아내랑 둘이 하고 있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씁쓸한 사연들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요즘 아르바이트 가면 비슷한 상황으로 온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희도 40% 정도 감소됐어요. 저는 애가 셋이라서 소비를 줄이는 중이에요. 추석 연휴 전후로 방향이 결정될 텐데 신경 쓰이네요.” “저도 유부남인데 희망퇴직으로 그만둔 지 3개월이 되어 가네요. 매일 도서관에서 재취업 준비 중이에요.” “겪었던 일이라 남 일 같지 않네요”

딱 한 문장이었지만 고충을 극명하게 드러낸 댓글도 있었죠. “저는 나가라는데 책상 붙잡고 있습니다.”

그나마 희망을 보여준 글도 있었습니다. “저도 갓 애 태어나고 얼마 지나서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적이 있어요. 솔직히 엄청 초조합니다. 다만 그 기간을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지 인생 공부 3개월 하다가 원서 넣고, 취업하고, 이직하고, 그리 사회생활이 어느새 15년이 되어가네요.”

A씨는 자신과 공감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습니다. 그는 “스트레스받으면 될 일도 안 되니까 긍정적으로 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라며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죠. 그런 A씨에게 네티즌들은 다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분이라 잘 풀리실 겁니다” “가족과 자신을 위해 잘 헤쳐나가시길”이라며 격려의 말을 남겼습니다.

찬바람이 불던 1월에 찾아온 바이러스는 생계를 위협하고, 관계를 무너뜨리고, 마음마저 얼어붙게 했습니다.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아직도 그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은 이들이 적지 않을 테지요. A씨처럼요. 그래도 그는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했죠. “누구 탓할 게 아니고 지금 현실이 어려운 거니까요.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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