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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맞서 석탄을 석유로 바꾸겠다는 북한…성과는 아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석유 금수 제재를 겪는 북한이 탄소하나(C1)화학공업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 탄소하나화학공업은 북한에 풍부한 자원인 석탄을 가공해 인조석유와 석유화학제품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뜻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수년 전부터 에너지 자립을 위한 탄소하나화학공업 발전을 강조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가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을 위한 건설 현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두 사람이 건설 현장에서 “화학공업을 에너지 절약형, 노력 절약형 공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당의 구상과 의도를 우리 식의 화학공업 창설에 철저히 구현하는 데 대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 경제 ‘투톱’으로 꼽히는 박 부위원장과 김 총리가 동시에 한 현장을 방문한 것은 꽤 이례적이다. 북한 지도부가 탄소하나화학공업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달에도 탄소하나화학공업 관련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5월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하며 탄소하나공업을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석탄 가스화에 의한 탄소하나화학공업을 창설하고 갈탄을 이용하는 석탄건류 공정을 꾸리며 회망초를 출발원료로 하는 탄산소다공업을 완비해 메타놀과 합성연유(석유), 합성수지를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의 주체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북한이 1년 동안 외부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정제유는 50만 배럴로 제한된 상황이다. 북한은 제재에 따른 부족분을 대체하기 위한 돌파구로 탄소하나화학공업에 집중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당 정치국 회의에서 탄소하나화학공업 관련 보고를 받고 당면 과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석탄을 석유로 바꾸는 건 최첨단 기술은 아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은 석탄을 액화한 인조석유로 연료 부족분을 충당했다. 1930년대 일본은 독일 등지에서 이전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함경북도 아오지에 인조석유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다만 인조석유는 원유 수급이 원활한 국가들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 1930년대 일본과 나치 독일, 현재의 북한 등 전쟁이나 제재로 원유 수급이 어려워진 국가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설비 투자와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아직 인조석유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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