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 태풍 오는데… 트럼프, 후보수락 연설 취소할까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일정은 상황에 맞게”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맥헨리 요새에서 열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 자리에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깜짝 등장해 인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가 멕시코만 연안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일정이 불확실해졌다. 일정을 강행할 경우 대통령이 국가적 재난보다 자신의 재선 문제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허리케인 로라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관계자들은 27일 오전 텍사스주 및 루이지애나주의 피해 상황을 평가한 뒤 연설을 할지 여부에 관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연설을 연기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결코 아니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상황이 큰 규모,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상황에 맞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으로선 대통령이 내일 연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이날 오후 늦게 배포한 일정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27일 오후 10시30분 백악관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수락연설을 하도록 돼 있다.

시속 145㎞ 강풍을 동반한 로라는 6m 높이의 폭풍 해일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로라의 등급을 3등급에서 4등급으로 격상했다. NHC는 “로라가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 해안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날 밤이나 27일 새벽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다. 현재 50만명 가량의 주민들이 피난 행렬에 오른 상태다.

백악관은 허리케인 피해가 심각한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연설을 강행할 경우 남부의 표심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락연설 문제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정운영 공간을 선거운동의 무대로 활용한다는 비난이 계속돼 온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예정됐던 현장 전당대회를 취소했지만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임에도 수락연설 장소인 백악관에 1000명 규모의 관중을 부르는가하면 연설 후 불꽃놀이도 진행하기로 하는 등 ‘흥행’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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