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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거래분석원, 내 계좌 다 들여다보나”…‘빅 브러더’ 논란

정부, 연내에 국토부 산하 부동산거래분석원 출범 방침

홍남기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사례 참조했다”
법원 영장 없이 계좌, 금융거래 조회 가능
국토부 “불법행위 조사에 한해 금융·과세정보 조회”


정부가 편법 증여나 집값 담합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부동산 시장을 감독하는 상시기구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을 이르면 연내에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금융감독원 수준의 독립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국토교통부 내부에 조직을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영장 없이도 개인의 금융거래내역이나 계좌 정보 등을 조회하는 권한을 부여할 수도 있어 시장에서는 새로운 ‘빅 브러더’가 탄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현재 국토부 내 임시조직인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이하 대응반)을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으로 확대 개편해 금융 정보 등 이상거래 분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응반은 현재 국토부 산하 임시 조직으로 국토부와 검찰, 경찰,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 등 7개 기관에서 파견된 직원 13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대응반은 주택 실거래 조사를 점검해 편법 증여나 허위 계약신고, 집값 담합 등 다양한 부동산시장 불법 행위를 단속한다. 하지만 인력의 한계에다 개인 금융거래 내역이나 과세정보 등을 자체적으로 조회할 권한이 없어 신속한 조사가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이달 중 법률제정안을 만들어 부동산거래분석원이 개인의 금융·과세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자본시장조사단의 사례를 적극 참고했다”고 밝혔다. FIU와 자본시장조사단은 금융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이나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인력을 파견 형식으로 받아 운영한다. FIU는 자금세탁, 외환거래를 통한 탈세를 잡아내는 역할을 하는 기구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의 영장 없이도 금융거래나 계좌 조회를 할 수 있다.

만약 정부가 부동산거래분석원에 FIU와 같은 권한을 부여하면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가 의심될 때 정부가 영장 없이도 개인의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게다가 불법 행위의 범위가 명확치 않을 경우 재산권 침해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인력과 권한이 아무리 확대돼도 개인 간 금융거래 내역이나 계좌를 모두 들여다보는 건 불가능하다”며 “금융·과세정보 조회는 불법행위 조사에 한해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도록 (부동산거래분석원의) 정보요청 권한을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거래분석원의 인원은 100명 이내가 될 것으로 보인다. FIU와 자본시장조사단 역시 직원은 각각 80여명, 30여명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거래분석원이 출범하더라도 수도권 집값을 잡는 데에는 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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