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미애 보좌관 전화” 진술, 검찰조서에서 빠졌다

A대위, 최초 진술에 검찰 “입증 가능한가”
법조계 “최소한 통화기록 확인이라도 했어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중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추미애 보좌관의 연락을 받았다”는 군 관계자의 진술을 받고도 참고인 신문조서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앞서 “부대 관계자의 관련 진술이 없었다”고 밝혔던 검찰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추 장관의 장남 서모씨가 근무했던 부대의 지원 장교였던 A대위는 지난 6월 서울동부지검 참고인 조사에서 “2017년 6월 자신을 추 의원 보좌관이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휴가 연장 관련 문의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대위의 이런 진술에 담당 수사관은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이냐” “확실하냐”는 반응을 보이며 재차 물어왔다고 한다.

기억에 의존해 진술할 수밖에 없었던 A대위가 머뭇거리자 수사관은 “애매하다”며 진술조서에 해당 내용을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기록 조회 등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는 않은 채 해당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해 조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A대위는 이 진술을 진술조서에 공식 기록하지 않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그동안 국회에 출석해 “보좌관이 뭐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냐.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통신기록 수사 등을 통해 누락된 군 관계자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은 거짓 해명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현직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과정이 애초부터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경험이 풍부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의혹을 밝힐 생각으로 조사를 했으면 관련 진술을 기록에 남기는 게 맞다. 최소한 통화기록을 확인하려는 노력 정도는 했어야 한다”며 “수사 경험 상 그렇게 중요한 정보를 조서에서 빠뜨리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간사도 “제기된 의혹을 수사하면서 중요한 발언을 빠뜨렸다는 것은 현직 법무부 장관 보호를 위한 엉터리 수사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최소한 특임 검사를 임명해서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사건 담당 검사는 지난 8월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로 임명됐다. 당시 김 의원은 “탈영의혹 사건 뭉개기에 대한 보은인사”라며 “‘아들 탈영 의혹’ 수사를 뭉개면 승진할 수 있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전날 A대위와의 녹취록을 공개한 국민의힘은 추 장관과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참고인 조사를 받은 A대위와 B중령 등 군 관계자들은 서씨 휴가와 관련, 행정 절차가 누락된 부분은 있었지만 단순 실수였다고 검찰에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시 “행정 처리 과정에서 사후에 정리를 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며 “병가 연장은 어렵고 개인 연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 것도 서씨에게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의 인사권자였던 당시 미8군 한국군 지원단의 지역대장 B중령은 국민일보에 “내게는 추 장관 아들 휴가와 관련한 어떤 연락도 없었다”며 “행정처리 과정에서 오류나 실수는 있을 수 있었겠지만 부당한 조치는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