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하면 NATO 탈퇴할 것” 미소 짓는 러시아

사적 자리서 끊임없이 나토 탈퇴 거론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블라미디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가지면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토는 서구권 최대 안보동맹체로 미국 동맹 전략의 핵심 축을 차지하는 조직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전직 관료 등을 인용해 “트럼프는 사적인 자리에서 끊임없이 미국의 나토 탈퇴에 대해 얘기해왔다”고 전했다. 이들 관료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과도한 자신감에 더욱 대담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경험에 부족한 안보팀을 구성하고 이들에 둘러싸여 나토를 무력화하거나 나토 탈퇴를 강행하는 악수를 둘지도 모른다는 게 관료들의 공동된 우려다.

이 같은 우려는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지난 6월 폭로 회고록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당시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완전한 고립주의자가 될 수 있으며, 나토를 포함해 다른 국제 동맹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썼다.

NYT의 마이클 슈미트 기자에 따르면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도 지인들에게 비슷한 우려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전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 중 하나로 그가 나토를 탈퇴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을 꼽았다는 것이다.

NYT는 “미국의 나토 탈퇴는 글로벌 전략의 중대 변화가 될 것이며,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큰 승리를 안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미국 중심 유럽 안보동맹체의 통합이 자국의 지정학적 이익과 안보에 해가 된다고 간주하며 나토의 분열을 획책해왔다. 실제 러시아 정보 당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스페인 카탈루냐주 분리 독립 운동 등 서방 세계의 분열 움직임에 지속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도 다수 제기됐다.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강경 고립주의 기조를 내세우며 국제 문제에서 손을 떼려하는 트럼프를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당국 보고서도 수차례 나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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