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해제 2시간전, 보건소 문자가 왔다...김기자 자가격리기⑤



“자가격리 잘하고 계시죠? 몸 상태 특이사항 없으시고요?”

자가격리 해제를 하루 앞둔 오전 10시. 어김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너머로 담당 공무원은 평소와 다름없이 물었다.
나 역시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네 특별한 건 없습니다. 단지 아침부터 가래가 나오네요.”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담당 공무원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저 작은 증상 하나라고 여겼는데 허투루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나 보다. 지자체마다 자가격리 해제의 지침은 조금씩 다르다. 내가 속한 자치구는 확진자의 가족이나 의료진, 교사, 사회복지 관련자 및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는 해제 전 필수로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2주 후 자동으로 격리가 해제된다. 만약 본인이 검사 없이 해제하기 불안하면 격리 기간이 끝난 후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이럴 경우 검사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며 선별진료소마다 요금은 차이가 있으나 대략 10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담당 공무원은 보건소에 연락해 놓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몇 분 뒤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다. 검사를 위해 보건소로 가능한 한 빨리 오라고 했다. 아직 자가격리 기간인데 나가도 되냐는 물음에 다른 곳 거치지 말고 보건소만 오면 된다는 답을 들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으며 도보나 자차를 이용해야 한다. 도보로 이용하기 먼 거리면 '안심택시'를 불러준다. 이 경우 5만 원의 요금이 발생한다.



보건소로 향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2주 만에 계절은 이미 가을로 향하고 있었다. 평소 아무 감흥 없이 보아왔던 하늘과 구름마저 다르게 느껴졌다. 마음 같아서는 좀 더 가을의 공기를 음미하고 싶었다. 그러나 놀러 나온 게 아니라는 자각이 보건소로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 30여 분을 걸어 보건소에 도착했다. 보도를 통해 길게 늘어선 줄을 많이 보아온 터라 기다림을 각오하고 있었다.



보건소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아니 썰렁했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꺾여서 한산한 게 아닐까 나름 추측해 보았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한 후 검사실로 향했다. 콧속을 헤집는 잠깐의 고통이 지나자 검사가 종료됐다. 집으로 향하는 도중 길에서 파는 꽈배기 냄새가 허기를 자극했다. “다른 곳 들르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세요.”라는 의료진의 당부가 없었다면 정신을 놓고 지갑을 열 뻔했다.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자가격리 해제 당일이 되었다. 전날 받은 검사결과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울리지도 않는 휴대전화를 몇 번이고 들여다 봤다. ‘괜찮을 거야’라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되뇌길 수백 번, 마침내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다.



‘귀하가 실시한 코로나-19 감염증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그간 자가격리에 맘 졸여 하던 지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담당 공무원의 전화가 왔다. 음성이 나왔다고 밝히자 본인 일처럼 기뻐해 주었다. 청소행정과에서 그동안 모아 두었던 쓰레기를 수거해 갈 거라고 알려주었다. 처음 받은 폐기물 수거 비닐에 담아 시간에 맞춰 내놓으라고 했다. 두어 시간 남은 자가격리도 마저 잘 지켜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제 곧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간다. 2주였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내 몫까지 도맡은 직장동료들, 24시간이 부족한 의료진과 공무원들의 노고가 떠오른다. 쑥스러운 감사 인사를 남길까 하다가 격리가 끝난다고 코로나와의 싸움이 끝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자가격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빌며 마스크를 챙겼다. 끝으로 코로나 19 치료를 받고 있는 동료 기자의 쾌유를 빈다.

[김 기자 자가격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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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d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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