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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 뉴스 나왔어요” 출입명부로 번호딴 남성의 최후

연합뉴스(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카페에서 출입명부를 작성한 뒤 의문의 남성에게 연락을 받은 피해자가 직접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최모씨는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코로나19 명부작성 피해자입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지난 6일 밤 12시38분쯤 경기도 평택시의 모 프렌차이즈 카페를 방문했다”며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주문하고 계산 후에 코로나19 명부를 작성했다. 그런데 40분가량 지난 새벽 1시15분에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고 했다.

그는 “늦은 밤이라 무서웠던 저는 그 다음 날 누구냐고 물었다”며 “그 사람은 당당하고 뻔뻔하게 코로나 명부에서 제 번호를 얻었다고 하더라. 저는 두려움을 느껴 경찰서에 가서 고소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했다.

최씨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업주나 직원 등이 악의로 취득했을 경우에만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된다고 하더라. 지속적이고 음란한 대화, 사진 등이 없기 때문에 불순한 의도가 다분함에도 성범죄 관련 법률은 적용되지 않았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불안감 조성)로만 고소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저와 같은 피해자, 모방범죄, 범죄에 개인정보가 이용되는 사례를 꼭 막고 싶었다”며 “부디 이 사건을 널리 퍼뜨려서 이 시국 좋은 마음으로 정보 제공에 협조하는 제도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씨는 해당 남성과의 카카오톡 내용도 공개했다. 이 남성은 “코로나 명부 보고 번호랑 이름을 알았다”며 “어제 외로워서 한 번 연락해봤다. 죄송하다. 소주나 한잔 사드릴까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초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남성은 자신이 경찰에 신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태도를 바꿨다.

그는 “경찰서에서 전화 받았다. 다시는 연락 안 드리겠다. 신고는 없었던 걸로 해달라”며 “저도 송탄에 5년 살았다. 그쪽이 그냥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했으면 연락 안 드렸을 거다. 일단 정말 죄송하다. 이런 일은 사건 만들면 안 된다. 신고하고 그러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그쪽한테 전화한 적도 없다. 오늘 사과드리지 않느냐. 들이댄 건 죄송한데 신고는 아니라고 본다. 뭐라고 답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씨가 끝까지 답장하지 않자 남성은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답변 안 주시는 이유가 무엇이냐. 번호 따서 문자로만 몇 개 보냈고 통화는 일체 한 적도 없다. 그런데 이걸 왜 신고해서 불편하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쪽 때문에 경찰서에 가야 한다. 살다가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어서 철회해달라. 평택 송탄 바닥 좁은데 저도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군대도 다녀왔고 4년제 나왔고 직장인 10년차다. 문자가 불쾌했다면 ‘관심 없다, 연락하지 마라’ 등등 의사 표현을 하면 되지 신고를 하느냐”고 말했다.

최씨는 결국 SBS뉴스에 해당 사실을 제보했다. 그는 “그쪽 뉴스에 나왔다. 선처도 합의도 절대 없다. 더이상 어떤 연락도 하지 말라”며 영상 링크를 남성에게 보냈다. 이에 남성은 “이보세요. 고집 엄청 쎄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 합의? 장난하느냐”라고 답하며 대화가 끝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수기 출입명부 작성 시에는 타인의 개인정보는 볼 수 없게 해야 한다. 또 잠금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해야 하며 작성한 지 4주가 지나면 모두 파쇄하거나 소각해야 한다. 개인정보가 역학조사 외 목적으로 이용되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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