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만으론 역부족” K-뷰티로 손 뻗는 패션업계

코오롱FnC부문이 오는 17일 출시하는 화장품 브랜드 '라이크와이즈'. 코오롱FnC 제공

패션업체들의 화장품 사업 진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면서 패션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데 반해 K-뷰티는 수출 호조세가 이어져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오는 17일 화장품 브랜드 ‘라이크와이즈’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사이언스 스킨케어 브랜드 ‘엠퀴리’를 론칭한 데 이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통칭)를 겨냥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인 것이다. 지난해 엠퀴리 제품이 소비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경험을 토대로 화장품 브랜드를 확장하며 패션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패션업계의 경우 올해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9월 첫째주(1~6일) 백화점 3사(신세계, 롯데, 현대)의 여성복과 남성복 매출은 최소 14.0%에서 최대 62.5%까지 줄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올 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트렌드가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로 시즌별로 상품을 출시하는 게 이제는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이 때문에 ‘시즌리스’ ‘트렌드리스’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반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8월 화장품 수출액은 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국내외 모두에서 K-뷰티의 전망이 밝은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15일 스웨덴 네츄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부르켓'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갤러리아 명품관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이런 흐름에 따라 패션업체들은 화장품 사업의 외연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인 한섬이다. 지난 5월 한섬은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내년 초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달엔 천연 화장품 원료 기업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해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등 뷰티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화장품 사업에 일찍 뛰어들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뒤 몇년간 매출부진을 겪었지만 지난해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매출 규모를 대폭 키웠다.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화장품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자체 화장품 개발뿐 아니라 해외 신규 브랜드 발굴 및 판권 확보를 통해 그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확보한 해외 브랜드 판권엔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딥티크’ ‘라부르켓’ 등이 있다.

LF도 2018년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맨 룰429’를 출시한 뒤 지난해 10월엔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했다. 아떼의 경우 비건 화장품 인증을 획득한 점을 앞세워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패션업체가 화장품 사업에 꾸준히 진출하는 배경엔 두 사업의 소비자층이 겹치기 때문에 시너지를 내기 좋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화장품의 경우 제작을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에 맡길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지 않기도 하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사업보다는 화장품 사업이 수익이 더 많이 남기 때문에 성공하기만 하면 수익이 훨씬 좋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성공시키기는 더 어렵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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