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2심서 “주홍글씨 새겨져”…檢 “스폰서 면죄부”


검찰, 항소심서도 징역 12년 구형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별장 성 접대 의혹’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1심은 김 전 차관이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공소시효 만료와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 판단한 바 있다.

검찰은 16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1심에서 징역 12년과 벌금 7억원, 추징금 3억3760여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단순히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유·무죄를 가리는 것을 넘어 그동안 사회적 문제가 된 전·현직 검사의 스폰서 관계를 어떻게 형사적으로 평가할지, 우리 국민과 사법부는 이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관련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1심처럼 이를 무죄라 판단하면 검사와 스폰서의 관계에 합법적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대다수의 성실한 수사기관 종사자와 다르게 살아온 일부 부정한 구성원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국민도 이런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증거와 제반 사정을 살펴 원심 판결을 반드시 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성 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08년 초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와 윤씨 사이의 보증금 분쟁에 개입한 후 윤씨가 이씨에게 받을 1억원을 포기하도록 한 제3자뇌물수수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다른 사업가인 최모씨로부터 8년간 신용카드를 받고, 명절 떡값으로 상품권 등을 수수하는 방식으로 총 4000만원 가량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아울러 김 전 차관은 2012년 사망한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1억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김 전 차관은 최후진술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이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간 제 삶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 실낱같은 목숨을 부지하는데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이미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깊이 새긴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그래도 바람이 있다면 얼마 남지 않은 여생 동안 사회에 조금이나마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저로 인해 고통받은 가족들에게 봉사하며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하고프다.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했다.

앞서 1심은 ‘별장 성 접대 동영상’을 비롯한 증거에 등장하는 남성은 김 전 차관이라며 성 접대를 사실로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 뇌물수수 혐의는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 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 판결했고, 이에 따라 뇌물 액수가 줄어든 관계로 성 접대를 포함한 나머지 뇌물 혐의는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보고 면소 판결했다. 이는 2013년 ‘별장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후 6년 만에 나온 첫 사법 판단이었다.

김 전 차관의 항소심 선고기일은 다음 달 28일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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