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유리몸, 그리고 손흥민…토트넘행 임박한 베일의 모든것

토트넘-레알-베일 간 합의 성사 직전
베일, “여전히 토트넘 사랑해”
‘골프광, 유리몸’이지만 큰 경기 경험 장점…손흥민과 공존 가능

웨일스 대표임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훈련하고 있는 베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16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가레스 베일(31·웨일스)이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친정팀인 토트넘 홋스퍼로 복귀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베일의 에이전트 조나단 바넷이 “베일의 토트넘행이 가까워졌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을 정도다.

보도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베일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재정이 감소된 레알도 60만파운드(약 9억원)에 달하는 베일의 주급을 아끼기 위해 주급 절반을 부담하고서라도 베일을 떠나보내려 한다.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과의 불화로 인해 출장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베일도 내년 유로 2020을 앞두고 꾸준한 출장을 할 수 있는 팀을 원한다. 특히 이날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EPL로 돌아가고 싶고 여전히 토트넘을 사랑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친정팀에 대한 애착도 크다. 3년 계약으로 이미 주제 무리뉴 감독의 승인이 떨어졌단 구체적인 소식도 나왔다.

베일은 레알로 향하며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만큼의 활약을 기대 받았을 정도로 토트넘과 유럽 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이 센세이셔널했다. 하지만 레알에서 베일은 겉돌았다. 각종 부상을 달고 살면서도 레알에서의 프로축구선수 생활보다 취미인 골프를 앞세우는가 하면, 동기부여 없이 주급만 챙기는 모습으로 비판 받았다. 게다가 베일은 무리뉴 감독이 원하는 스트라이커나 왼쪽 풀백 자원도 아니다. 영입이 시급한 선수는 아니란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차지하고 각종 결승전에서 득점해 팀 승리를 이끈 ‘빅 게임 플레이어’ 베일은 토트넘 스쿼드에 중량감을 더할 수 있단 분석이다. ‘원맨쇼’를 펼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주름잡았던 과거의 폭발력을 보여줄 수 없더라도, 베일의 번뜩이는 패스와 감각적인 킥은 해리 케인이나 손흥민과 조화만 이룬다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단 것이다.

토트넘-레알-토트넘(?)으로 이어지는 베일의 모든 것을 정리해봤다.

토트넘에서의 영광

2007-2008시즌 사우샘프턴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할 때까지만 해도 베일은 좌측 풀백이었다. 아직 10대 시절이었던 베일은 이영표와 베누아 아수-에코토의 백업 선수 역할을 하며 EPL에 적응해갔다.

토트넘 시절 가레스 베일. AFP연합뉴스

2010-2011시즌 본격적으로 좌측 윙어로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베일은 날개를 편다. 해당 시즌 베일은 총 11골10도움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했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인테르 밀란과의 두 경기에서 당시 탁월한 피지컬과 스피드로 세계 최고의 우측 풀백으로 분류되던 마이콘(39·브라질)을 ‘치달(치고 달리기)’로 뚫어내며 3골 2도움을 기록했던 모습은 내내 회자될 정도로 센세이셔널 했다.

2012-2013시즌 26골15도움의 슈퍼스타급 활약을 펼치고 PFA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휩쓴 베일은 결국 기세를 몰아 9100만 유로라는 높은 이적료를 토트넘에 안기며 레알에 입성한다.

부상의 악령

2013-2014 시즌 44경기 22골19도움, 2014-2015 시즌 48경기 17골12도움을 올리며 레알에 연착륙한 베일의 문제는 2015-2016 시즌부터 터졌다. 해당 시즌에도 경기에 투입되면 곧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31경기 19골15도움을 기록하긴 했지만, 종아리 등 부상으로 총 15경기(73일)나 결장해야 했다.

부상의 악령은 계속됐다. 2016-2017 시즌엔 엉덩이, 발목, 종아리에 골고루 부상을 입으며 총 29경기(136일)를 건너뛰었다. 2017-2018시즌엔 14경기(68일), 2018-2019시즌엔 9경기(49일), 지난 시즌엔 13경기(56일)를 부상으로 걸렀다. 선발에서 밀린 탓도 크지만, 공격포인트도 어느덧 3골2도움(20경기)까지 줄었다. 심지어 올 시즌에도 A매치에 출전했다 무릎 부상을 안고 와 레알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상태다.

베일의 ‘우상’ 호날두나 토트넘에서 베일의 역할을 잇고 있는 손흥민이 2015년부터 현재까지 부상으로 각각 20경기, 13경기만 빠졌던 걸 고려할 때 베일의 ‘유리몸’은 심각한 문제다.

축구선수? 골프선수?

베일의 골프 사랑은 유별나다. 지단 감독 하에서 입지가 줄어들어 이적설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도 “여기 남아서 경기를 못 뛰어도 주급을 계속 받으며 골프를 계속 치면 그만”이란 프로의식 없는 발언을 할 정도. 훈련장이 아닌 골프장에 있는 모습이 계속해서 보도돼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를 즐기는 ‘강철 멘탈’을 선보였다.

평소 골프를 즐기는 베일의 모습. 베일은 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며 "US오픈 개막을 기다리기 힘들다"고 썼다. 가레스 베일 인스타그램 캡처

전 레알 선수인 프레드라그 미야토비치가 “베일에게 1순위는 웨일스, 2순위는 골프다. 레알은 3순위 정도 될 것”이라고 비판해도 베일의 골프 사랑은 계속됐다. 국가대표 경기에선 웨일스 팬들이 국기에 ‘웨일스, 골프, 마드리드’라고 미야토비치의 발언을 비꼰 응원 도구를 만들자 베일은 승리한 뒤 팀 동료들과 이 국기를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축구 이적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가 베일의 이미지를 사이트에 게재하면서 축구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아닌 골프 치는 모습을 사용했을 정도다.

빅 게임 플레이어

그럼에도 베일이 2013-2014 시즌부터 4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따냈을 정도로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우승자 출신’이란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심지어 베일은 ‘빅 게임 플레이어’다. 자신이 출전한 5번의 결승전 중 4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2013-2014시즌 코파 델레이 결승전(대 바르셀로나)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각각 결승골을 넣었고, 2015-2016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선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레알 시절 챔스 결승전에서 아크로바틱한 시저스킥 골을 성공시킨 베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017-2018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선 후반 16분 교체로 들어가 ‘멀티골’을 넣으며 레알이 리버풀을 누르고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베일이 후반 38분 기록한 환상적인 왼발 시저스킥 결승골은 여전히 회자될 정도다.

이런 베일의 면모는 2008년 컵대회 우승 이후 무관에 그친,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문턱에서 힘없이 무너진 토트넘에 경험 측면에서 어떻게든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손흥민과의 공존…?

베일이 토트넘에 복귀하게 될 경우 손흥민과의 공존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토트넘에서 뛸 당시 베일이 왼쪽 윙어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입지엔 영향이 없을거란 분석이 많다. 우측면 윙어로 투입돼 손흥민-케인-베일이 발을 맞추거나, 과거와는 피지컬도, 플레이스타일도 달라진 베일이 케인과 투톱으로 선 4-4-2로 나설 수도 있단 것이다.

토트넘 시절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가레스 베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인디펜던트의 잭 피트-부르크 기자는 디애슬레틱의 16일 기사에서 “최근 몇 년간 토트넘에서 가장 일관성 있는 공격수였던 손흥민을 왼쪽 공격수 자리에서 뺄지의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무리뉴에게 있어 또 다른 옵션은 베일과 케인을 전방 투톱에 놓는 4-4-2”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베일은 레알에서도, 웨일스에서도 우 측면 윙어로 자주 경기에 나섰다. 자신이 뛴 통산 441경기 중 가장 많은 175경기를 우측 윙어로서 소화했다. 과거보다 떨어진 신체능력이나 주력을 앞세우기보단 원숙해진 시야와 여전히 살아있는 킥력을 앞세워 우측면에서 케인과 손흥민에 양질의 크로스나 패스를 공급해줄 수 있단 분석이다. 때문에 베일이 영입된다면 손흥민보다는 루카스 모우라나 스티븐 베르흐베인의 출전 기회가 적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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