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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동부엔 재앙적 ‘허리케인’…서부엔 최악 ‘산불’

허리케인 샐리, 플로리다·앨라배마주 강타
시속 165㎞ 강풍…일부 지역, 물 1m 불어나
서부 산불도 확산…소방관들, 한계 직면

허리케인 샐리가 강타한 미국 플로리다주의 펜사콜라 시내에서 16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물이 무릎 넘게 차 오른 상황에서 힘겹게 걷고 있다. 이날 펜사콜라엔 61㎝의 비가 내렸다. AP뉴시스

미국이 재해(災害)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남동부인 플로리다주와 앨라배마주를 16일(현지시간) 시속 165㎞의 강풍을 지닌 허리케인 샐리가 강타했다. 특히 샐리는 속도가 느려 한 지역에 장대비를 쏟아 붓고 있다.

미국 허리케인 센터는 “강력한 허리케인인 샐리가 ‘역사적이고 재앙적인 홍수(historic and catastrophic flooding)’를 몰고 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오리건주·워싱턴주엔 사상 최악의 산불이 여전히 뒤덮고 있다. 미국 서부의 산불은 500만 에이커(2만 234㎢) 이상을 불태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남한 면적(10만 188㎢)의 20%가 재로 변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리는 미국은 허리케인과 산불로 ‘3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유례가 없는 산불과 허리케인의 공습이 기후변화로 인해 촉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변후 이슈가 올해 11월 3일 미국 대선의 이슈로 부상하는 이유다.

허리케인 샐리는 플로리다주와 앨라배마주의 해안 지역에 강풍과 함께 폭우를 몰고 왔다.

샐리는 이날 오전 4시45분쯤 플로리다주·앨라배마주의 경계에 위치한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스 인근에 상륙했다.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의 해군항공기지엔 61㎝의 비가 내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기상청은 펜사콜라 시내엔 물이 약 1m 높이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또 50만이 넘는 가정과 사업장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들 지역엔 강풍과 폭우로 나무가 뽑히고 도로가 침수됐다. 일부 지역에선 모든 주민이 대피했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플로리다주 해안 지역에선 최소 40명이 물이 불어난 집에서 구조되기도 했다. 한 가족 4명은 나무에 올라 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고 플로리다주 경찰은 밝혔다.

2급 허리케인인 샐리는 시속 7㎞의 속도로 플로리다주·앨래배마주 내륙 지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샐리의 특징은 속도가 느린 것이라고 에드 라파포트 허리케인 센터 부국장은 설명했다. 속도가 느려 한 장소에 장대비를 뿌리는 바람에 홍수 우려는 더욱 높다.

기상 과학자들은 최근 들어 허리케인들이 더 강력해지고, 더 느려지고, 더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이 기후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앨리배마주·미시시피주·루이지애나주 일부 지역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 소방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산불이 뒤덮은 캘리포니아주 매데라의 숲에서 소방 호스로 불을 끄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서부를 뒤덮고 있는 산불도 잡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아이다호주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최소 36명이 산불로 목숨을 잃었다.

산불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소방관들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한 소방관은 36일 연속 화재 진압에 나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주 삼림감독관인 조지 기슬러는 “양동이에 아무 것도 없다”고 물을 비롯한 장비 부족을 우려했다. 다른 산림감독관 앤디 스톨은 “원자폭탄이 터진 곳에 물 한 동이를 붓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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