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코로나19 ‘조용한 전파자’ 될 수 있다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중증도 낮지만 바이러스 검출 기간은 17.6일로 길어

감염 사실 모른 채 지역사회에 전파 위험…철저한 역학조사 지속 필요

국민일보db


증상 만으로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다수가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을 보여 스스로 감염 여부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증도에 비해 체내 바이러스 검출 기간은 17.6일로 상대적으로 길어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역사회에 전파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용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선 철저한 역학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과 한미선 교수는 2020년 2월 18일~3월 31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9세 미만 91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인과 구분되는 아동·청소년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특징에 대해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대상의 감염 경로는 가족에 의한 감염이 63%로 가장 많았고 해외 관련 감염 17%, 모임 등 집단에 의한 감염이 12%로 뒤를 이었다.

연구 결과 91명의 환자 중 20명(22%)은 전체 모니터링 기간 동안 어떠한 증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머지 71명 중에서도 9명을 제외한 65명(91%)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진단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증상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미열과 38도 이상의 고열 등 발열 증세를 보인 비율은 각각 30%, 39%였다. 60%에서는 기침과 가래,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였다. 후각이나 미각 상실이 나타난 비율은 16%였다.

특히 1명은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없이 복통과 설사 등 위장 증상만 나타났고 또 다른 1명은 미각 상실 외에는 어떠한 증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증상만으로 아동·청소년 코로나19 환자의 감염 여부를 식별하는 데에 한계가 존재할 것이란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만 이들은 코로나19 진단 이후 평균 17.6일이라는 비교적 장기간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는데, 대다수(85%)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증도를 보이지 않아 아동·청소년의 경우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됐다.

한미선 교수는 “19세 이하 국내 아동·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증상도 뒤늦게 나타났으며 증상의 형태 또한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특히 이들의 증상은 경미한 데 비해 체내 바이러스 검출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었는데, 이 때문에 자신이 감염되었음을 모른 채 활동하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역학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회지(JAMA Pediatrics)’ 8월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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