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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신임 내각, 文 대통령 축하 서한에 ‘심드렁’

스가, 한·일 관계 개선 유인 희박할 듯


문재인정부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일본 측 반응은 심드렁한 분위기다. 스가 총리는 첫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내각 출범 첫날부터 날을 세웠다. 새 내각 출범 이후에도 한·일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 NHK에 따르면 모테기 외무상은 16일 첫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언급하며 “국제법을 위반한 건 한국 측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만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부연했다. 대화를 거론하기는 했지만 원론적 수준의 언급일 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 취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내며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뜻을 전달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와 언제든 마주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내각의 외무상이 ‘국제법 위반’ 운운한 것은 호의적인 반응으로 보기 힘들다.

스가 총리는 아예 한·일 관계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눈치다. 스가 총리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미·일과 북·일, 중·일, 러·일 관계 현안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도 한국은 쏙 뺐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일본과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가 총리가 노골적으로 한국을 ‘패싱’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일 간 냉랭한 기류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달 말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분명한 조짐이 나타났다. 우리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사임을 아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청와대 명의로 내놨지만 일본 측은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가 세계 정상들과 소셜미디어로 작별인사를 주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컸다.

때문에 새 내각이 출범하더라도 한·일 관계는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는 관측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스가 총리는 8년 가까이 이어진 2차 아베 정권 내내 관방장관을 맡았던 인물이다. 아베 총리의 대한(對韓) 정책이 우익 세력의 반발을 사는 등 한때 부담을 줬던 것을 감안하면 스가 총리가 취임 직후부터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유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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