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사업 떼내고 주식도 못 가져’…배터리 분사에 뿔난 LG화학 주주들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 소식에 주주들이 동요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배터리 사업이 없어지는 상황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이날 오후 2시1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6.26% 하락한 64만3000원을 기록 중이다. LG화학 주가는 분사 소식이 알려진 16일 5.37%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6% 넘는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사를 결정했는데, 주식시장에선 ‘악재’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이유는 회사 분할 방식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LG화학은 ‘물적분할’ 방식으로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물적분할은 사업부를 신설회사로 만들고, 모회사가 신설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의 계획대로 분사가 완료되면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된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100%를 소유하기 때문에 LG화학으로서는 분사를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실적발표 때도 자회사 실적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다고 해서 실적에도 영향을 받을 일은 없다.

오히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경우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만큼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량은 1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 LG화학 주식을 보유한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악재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물적분할을 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오는 실질적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에 피해를 막아주십시요’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했을 경우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LG화학 주식 수와 같은 양만큼의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물적분할을 했기 때문에 기존 주주에겐 주식이 배정되지 않는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게 되면 배터리 사업 실적에 대한 주가 상승은 LG화학이 아닌 LG에너지솔루션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투자자에겐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LG화학은 10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승인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다. 이번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LG화학 최대주주는 33.34%를 보유한 ㈜LG다. 국민연금은 9.96%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 비중이 54.33%로 절반을 넘기 때문에 LG화학 입장에선 주주들을 잘 설득할 필요가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배터리 사업 경재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는 게 기업 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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