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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 국장 “백신 내년 후반기” 발언에 트럼프 “그가 실수, 10월 보급”

CDC “내년 중반에야 백신 대중화… 마스크 착용이 더 중요”
트럼프 “잘못된 정보” 공개 반발
바이든 “과학자들 믿지만 트럼프 믿지 않아”


코로나19 백신 이용 시점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질병관리 당국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과학에 근거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망을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뒤집으면서 애꿎은 미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CDC 수장인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코로나19가 미국인 일반 대중에 완전 보급돼 백신 덕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시점을 묻는다면 2021년 2분기 말이나 3분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올해 11월이나 12월 극히 제한적 분량의 백신이 첫 출시되겠지만, 사망 위험이 높은 노약자들과 의료진 등 최전선 근로자들에게 먼저 제공될 것”이라며 “백신이 오늘 출시된다 해도 상용화까지는 6~9개월이 더 걸린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무작정 백신을 기다리기보다는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어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맞아도 면역이 형성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면역력 형성은 70%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은 백신보다도 우리를 더 확실히 코로나19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마음이 조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몇시간 뒤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레드필드가 헷갈려 실수했다. 잘못된 정보”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대선 직전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깜짝쇼)’로 이용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태도가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졸속 승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레드필드가 말한 것보다 훨씬 빠른 수준으로 준비가 돼 있다”며 “다음달 중 백신 보급을 시작할 것이다. 올해 연말까지 최소 백신 1억개를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서도 “백신만큼은 중요하지 않다”며 CDC 측과 대립되는 의견을 밝혔다.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나는 백신을 믿고 과학자를 믿지만 트럼프를 믿지는 않는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의료 전문가들로부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들은 뒤 기자회견을 열어 “과학적 돌파구는 바이러스보다 달력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선거 일정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의 승인과 보급은 절대로 정치적 고려에 의해 왜곡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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