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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왜 이 시점에 ‘배터리 부문’을 분사시켰나

“신설 법인 기업공개(IPO) 위한 포석”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폴란드 공장. LG화학 제공

LG화학이 전기차 부문 세계 1위인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확정했다. 지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 전지사업 부문의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최적의 시점이라고 판단해 분할을 서둘렀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LG화학은 17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전지사업부의 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친 뒤 12월 1일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출범한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 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 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할은 물적 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신설법인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3조원으로 2024년 매출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는 이번 분사를 신설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시장 성장세에 부합하는 투자를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근시일 내 IPO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화학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LG화학은 연구·개발(R&D)에 5434억원을, 설비에 2조129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미국, 폴란드 등 해외 사업장과 국내 사업장의 증설을 통해 연내 생산능력을 10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순수 전기차(EV)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 지역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유일 업체”라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장수명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진행 중이다.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정적인 배터리를 개발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지난달 리튬·황 배터리 탑재 태양광 무인기(EAV-3) 비행에 성공하는 등 연구 성과를 냈다.

LG화학의 IPO가 이뤄지면 가격 경쟁력 확보도 용이할 전망이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같아지는 ‘가격 패리티’가 도래하기 전 LG화학의 감가상각이 완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팩 가격이 1kWh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2024년을 전기차의 원년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배터리 업체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동안 LG화학의 감가상각이 먼저 끝나면 가격 경쟁력 확보는 더욱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은 이번 분사로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 플랫폼(E-Platform)’ 분야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셀, 모듈, 팩의 제조와 판매를 넘어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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