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세연 ‘적폐’ 지목… “입막음하나” 비판도

이재명 “조세연, 대기업 비호·정치개입 의도로 지역화폐 비판”
주진형 “그만한 이야기도 못하나, 그릇이 작다” 쓴소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DMZ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역점 사업인 지역화폐 정책을 비판한 조세정책연구원(조세연)을 겨냥해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 지사는 조세연이 다른 불순한 의도를 갖고 지역화폐를 비판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며 조세연을 ‘적폐’로 지목하고 나섰다. 다만 국책연구기관이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 지사는 18일 페이스북에 ‘조세연 갈수록 이상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이면 국책연구기관답게 국리민복을 위해 타당한 자료에 의한 객관적 연구결과를 제시하면 그만이고 또 그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책연구기관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면 이는 보호해야할 학자도 연구도 아니며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세연은 지난 15일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지역화폐 발행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며 “지역화폐 발행이 해당 지역의 고용을 증가시켰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 내용이 사실상 이 지사의 평소 지론을 정면 반박한 모양새가 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지사는 이날 조세연 보고서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지역화폐는 타 지역이 아닌 자기 고장의 소비를 촉진하는 측면과 중소상공인 매출증대 지원을 통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 공룡으로부터 지역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측면 두 가지가 있다”며 “지역 기준으로 볼 때 전체 매출이 동일할 수는 있어도 유통 대기업과 카드사 매출이 줄고 중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연구할 것도 없는 팩트”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심지어 조세연은 (지역화폐가) 골목식당 음식점에 가장 많이 사용됐다는 객관적 자료와 상식을 벗어나 ‘지역화폐 때문에 골목식당 매출이 줄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며 “전자화폐로 지급돼 불법할인(깡) 가능성도 없고, 재충전이 가능해 발행비용도 반복적으로 들지 않는 지역화폐를 두고 ‘깡’의 위험이나 과도한 발행비용을 문제 삼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세연 스스로 밝힌 것처럼 이번 발표는 지역화폐 활성화 이전인 2010~2018년까지의 자료에 의한 것으로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 연구결과에 불과한데, 이를 제시하며 ‘지역화폐는 아무 효과가 없는 예산낭비’라고 주장한다”며 “특히 연구보고서 시작단계부터 지역화폐를 아예 ‘열등한’ 것으로 명시하고 시작한다 가치중립적, 과학적으로 시작해야 할 실증연구의 기본을 어긴 것이며 연구 윤리까지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조세연이 보고서를 낸 데는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했다. 이 지사는 “왜 이들은 왜곡되고 부실하며 최종 결과도 아닌 중간 연구 결과를 이 시점에 다급하게 내놓으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주요 정책을 비방하는 것일까”라며 “하나는 지역화폐 확대로 매출 타격을 입는 유통 대기업과 카드사를 보호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정치개입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조세연 보고서 내용이 알려진 직후부터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지사는 보고서 관련 보도가 나온 당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채택해 추진 중인 중요 정책에 대해 이재명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근거 없이 비방하는 것이 과연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온당한 태도인지 묻는다”며 “정부정책을 훼손하는 국책연구기관에 대해 엄중문책이 있어야 마땅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이 지사가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의 주진형 최고위원은 18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이렇게 발끈하는 것을 보면 그릇이 작다, 그런 생각을 한다”며 “그만한 이야기도 못하면 완전히 사람들 입을 막고서 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입장과 다른 보고서를 용납하지 못하는 이재명 지사님. 성질 참 대단한건 알겠는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라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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