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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책임져준 선생님” 퇴사 소식마저 화제 된 ‘급식 장인’

김민지 영양사 인스타그램, 연합뉴스

퇴사 소식마저 화제가 된 ‘스타 영양사’ 김민지(30)씨가 학생들이 SNS로 보내온 작별 인사를 공개했다. 경기 파주중학교와 세경고등학교에서 7년간 급식 영양사로 일한 김씨는 랍스터, 장어덮밥 등의 획기적인 메뉴로 ‘급식 장인’이라고 불려왔다.

김씨는 20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조리사님, 여사님들”이라며 ‘꽃길만 걸으세요’라고 적힌 꽃다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날은 김씨가 한 언론을 통해 퇴사를 앞두고 그간의 소회를 밝혀 화제가 된 날이다. 김씨의 인터뷰 기사에는 이날 오후 5시39분 기준 5500개가 넘는 ‘좋아요’와 11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김씨는 꽃다발 사진에 대해 “여사님들께서 선물해주신 것”이라며 “손이 많이 가고 힘든 메뉴도 열심히 조리해주시고 항상 같이 기뻐하고 슬퍼해 주셨던 급식실 가족. 근무하는 동안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민지 영양사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학생들의 SNS 메시지. 인스타그램 캡처

김씨는 지난달 31일 학생들의 SNS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메시지에서 “그만두신다는 소식을 듣고 엄청 놀랐다.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며 “앞으로 하는 일 다 잘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다른 학생은 “고등학교 3년간 제 점심을 책임져 주셔서 감사했다”면서 “그 덕분에 저는 해병부사관이 됐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도 “세경고에 몇 달 안 다닌 저인데도 선생님이 떠난다는 게 안 믿어지고 슬프다” “선생님 덕분에 급식 시간만 기다렸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화제의 '랍스터 급식'. 연합뉴스(김민지 영양사 제공)

충남 청운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뒤 급식 영양사로 일해온 김씨는 획기적인 점심 메뉴로 학생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2016년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김씨의 급식 메뉴 사진들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며 많은 네티즌의 감탄을 자아냈다.

김씨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밥 먹을 때만큼은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길 바랐다”며 퇴근 후에도 메뉴 개발과 조리 테스트에 전념해왔다고 말했다. 완벽한 조리법을 찾아내더라도 2시간 안에 1150분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학생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고, 다른 지역 영양사들과도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점차 급식의 질을 높여갔다고 한다.

단가 문제 역시 끈질긴 노력으로 해결했다. 김씨는 “급식 예산이 많냐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다른 학교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기본적으로 한 달 예산을 두고 며칠간 조금씩 아낀 것으로 특식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을 뒤지고 수산시장에 직접 가보는 등 정말 손품, 발품을 많이 팔았다”고 말했다.

급식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SNS를 통해 많은 네티즌의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만든 요리를 누가 먹고 좋아하는 게 참 행복했다. 학교를 떠나게 됐지만 어디에서든 내가 만든 음식으로 많은 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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