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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현미 ‘5번’이라는데, KDI는 “부동산대책 10번”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부동산 대책의 수를 10개라고 공식화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종합대책을 5번 냈다”고 한 데 비해 2배 많은 횟수이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큰 부동산 대책은 6번”이라고 말한 데 비해서도 많다. 정부 부처나 연구기관마다 부동산 대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라 대책의 수마저도 혼선이 지속해서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1일 서비스를 시작한 ‘경제정책 시계열서비스 종합 포털’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정부 들어 지난달까지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총 10개다. 2017년에는 6월 1일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맞춤형 대응방안(6·19대책)’을 발표했고, 이후 8월 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8·2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2018년에는 7월 6일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과 9월 13일 ‘주택시장 안정대책(9·13 부동산대책)’, 2019년엔 12월 16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12·16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KDI는 정부가 올해 들어서는 총 5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고 명시했다. 2월 20일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를 위한 방안(2·20 부동산대책)’, 3월 20일 ‘주거복지 지난 2년의 성과와 발전방안(주거복지로드맵 2.0)’, 6월 17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6·17 부동산 대책)’, 7월 10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7·10 부동산대책)’, 지난달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8·4 대책)’ 등이다.

KDI는 이번 시계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역사적 흐름 제시를 통해 국민의 정책이해도를 높이고 정책 기획 및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자 기획했다”며 “그간 정부 및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정책분류 체계를 마련하고 주요 정책 발굴, 정책별 자료 수집·등록 등 3년 8개월의 구축과정과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부처나 수장들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몇 번이나 발표했는지를 두고 제각각 발언을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지난달 8·4 대책까지 총 23번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고 본다.


반면 국토부는 이보다 훨씬 적게 대책을 발표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현미 장관은 부동산 대책의 발표 횟수와 관련해 “생각하시는 것에 따라 다른데 종합대책은 5번 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6월에도 “언론이 온갖 것들을 다 붙였다”며 시장에서 부동산 대책 발표 횟수를 과장해서 보고 있다는 인식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실질적으로 큰 부동산 대책은 6번이고 정부가 대책을 남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의 인식보다 부동산 대책 발표 횟수가 더 많은 것이다.

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6월 6·17 대책 발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총 일곱 차례”라고 밝혔었다. 김 실장의 판단에다 7·10 대책, 8·4 대책을 더하면 정부는 총 9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셈이다.

국토부와 기재부, 청와대가 부동산 대책 발표 횟수를 제각각으로 보고 있지만, 모두 KDI가 공식화한 숫자보다는 적다고 봤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잇따라 대책을 내놨음에도 집값 급등을 막지 못한 책임을 피하고자 대책 수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책임 정도에 따라 정부 부처마다 부동산 대책 발표 횟수를 더 축소하려다보니 혼선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책 횟수가 적어지면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의 정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 부처끼리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서 아직까지 일관된 대책 발표 횟수를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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