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황교안 “선거 패배로 나라 무너졌다…국민 노예의 삶”

나경원 “국회에서 벌어진 일 재판의 대상된 것 참담”

옛 자유한국당 황교안 전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반대하며 ‘패스트트랙 사태’를 빚었던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차례로 법정에 섰다. 이들은 당을 대표해 책임지겠다면서도 혐의는 부인했다.

황 전 대표는 2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사건 첫 공판에서 “국민께서 기회를 주셨는데 이 정권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 총선 후 지난 5개월, 불면의 밤과 회한의 나날을 보냈다”며 “국민은 저에게 국가를 바로 세우고 강하게 하라고 명령했지만, 명을 받드는 데 실패했다. 저의 부덕함으로 인해 선거에서 패배했고, 나라는 무너지고 약해졌다. 천추의 한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실패했으나 야당을 외면하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야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같이 무너진다. 그러면 결국 모든 국민이 노예의 삶을 감당해야 한다”며 “벌써 그런 전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행정부는 물론이고 국회, 법원 등 사회 곳곳에서 수많은 갈등으로 현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처리를 저지했던 이유도 설명했다. 황 전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은 공정에 어긋나고, 공수처법은 정의에 반한다. 공정과 정의의 본래 가치를 비틀고 왜곡했다”며 “결과가 뻔히 보이는 악법을 어떻게 통과되도록 방치할 수 있겠는가. 이는 국민에 대한 배임이고 국가에 대한 배신이다. 그래서 우리가 결사 저지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면 저로 충분하다. 무더기로 기소된 당직자 27명이 아니라 저만 벌하라”며 “기소된 이번 사건에 대해 저는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다만 힘이 모자라서 실패한 것이 안쓰럽고, 또 힘을 더욱 잃어버린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옛 미래통합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다른 의원들을 대신해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벌어진 일이 법정에서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면서도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져야 할 짐이 있다면 저의 짐이고, 감수해야 할 비난도 그 역시 저의 몫”이라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