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구글기프트카드 사면 돼”…문자사기 주의보


“엄마, 나 ○○인데 휴대폰이 고장나서 수리 맡겼어. 부탁할 게 있어서 PC로 문자 보내고 있어. 편의점에서 구글기프트카드 사주면 돼.”

최근 제주에 사는 A씨는 딸을 사칭한 문자에 깜빡 속았다. 메신저 피싱 사기꾼이 급한 일이 있어 당장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A씨에게 상품권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딸이 급한 상황에 처했고, 휴대폰까지 고장났다고 했으니 엄마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편의점 직원이 60만원 상당의 구글기프트카드를 중년 여성이 결제하는 걸 수상히 여겨 “메신저 피싱 사기가 아니냐”며 A씨에게 물었지만 A씨는 전부터 딸 휴대전화가 파손돼 있어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데다 말투도 평소 딸과 똑같아 의심 없이 기프트카드를 구매했다. 이후 귀가한 딸과 대화하다 A씨는 사기당한 것을 알아채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최근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자녀를 사칭하는 문자를 보내 편의점에서 파는 온라인상품권의 일련번호를 탈취하는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 점주들까지 나서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피해 주의보’를 날리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22일 추석을 앞두고 온라인상품권의 일종인 구글기프트카드 관련 사기 사건이 빈발하고 있어 각 브랜드의 편의점협의회가 네이버 밴드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보이스피싱 같은 전화 금융사기에선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구글기프트카드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고, 카드 안에 숨겨진 바코드만 확보하면 바로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쉽게 해외로 빼돌릴 수도 있다. 온라인 결제가 잘 안 된다며 대신 결제를 부탁하거나 신용카드번호를 요청해 빼돌리는 방식도 있다.

울산에서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난 9일 CU가맹점주협의회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에 구글기프트카드 사기 예방법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CU 점주들의 밴드 여러 곳에 공유됐고, 이를 통해 사기 수법을 인지한 점주들은 현장에서 사기 피해자의 상품권 구매를 막는 방식으로 총 20여건의 관련 범죄를 예방했다.

또 CU 본사도 모든 가맹점에 관련 사기 수법을 알리고, 구글기프트카드 구매자에게 구매 사유를 묻는 것을 포함한 예방 방법을 공지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점주들도 이들의 네이버 카페에서 사기 사례를 공유하며 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각 지역 경찰서와 협력해 편의점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가족이라도 문자나 카톡으로 개인정보라든지 금품 요구, 결제 부탁 등을 할 경우 반드시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출저가 불문명한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라는 요구는 무조건 거절하는 게 좋다. 이미 피해가 발생했다면 해당 금융회사 콜센터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해 계좌 정지나 피해구제 신청을 최대한 빨리 요청해야 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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