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벌거벗은 광대” 비판한 中재벌 징역 18년

횡령·뇌물수수·공금유용·직권남용 적용
‘시진핑 비판 탓’ 관측도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이 2012년 자신의 베이징 사무실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부동산 재벌이 각종 부패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중국 베이징시 제2중급 인민법원은 22일 국영 부동산개발 업체 화위안그룹 회장을 지냈던 런즈창(69)에 대해 횡령, 뇌물, 공금 유용, 직권남용죄로 18년형과 420만 위안(약 7억2000여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법원은 런 전 회장이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을 고려해 이같이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런 전 회장도 법원 판결에 승복하며 항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런 전 회장은 공적자금을 개인 여가 활동과 골프 멤버십 카드 구매에 사용하는 등 공산당원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한 바 있다.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에게 22일 징역 18년을 선고한 베이징 제2 중급인민법원 정문. 로이터연합뉴스

법원은 이날 런 전 회장이 공금 4974만 위안(약 85억2800만원)을 횡령하고 6120만 위안(약 105억원)을 유용했으며 125만 위안(약 2억1400만원)을 뇌물로 받았다고 판시했다. 또 런 전 회장이 직권을 남용해 국영기업에 1억1670만 위안(약 200억원)의 손실을 입혔으며 이 가운데 그가 이끌던 화위안그룹이 입은 피해는 5378만 위안(약 92억2000만원)이라고 적시했다.

중국 법원의 이날 선고는 표면적으로는 런 전 회장의 부패 혐의에 대한 처벌이다. 다만 런 전 회장이 시 주석을 비판했기 때문에 중형이 선고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런 전 회장은 지난 2월 시 주석이 공산당 간부와 관료를 소집해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한 것을 두고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가 베이징시 기율위의 조사를 받았다.

런 전 회장은 당시 글에서 시 주석을 겨냥해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다.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 내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면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다 보니 코로나19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런 전 회장은 2016년에도 중국 지도부에 대한 충성 맹세를 앞다퉈 하는 중국 관영 매체를 비판했다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삭제당하는 등 누리꾼 사이에서는 ‘런대포(任大砲)’로 불려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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