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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채만 18조원’ 석유공사, 내부회의 때 ‘심사료 파티’

권익위,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사규 관련 부패영향평가 개선 권고

국민일보DB

한국석유공사가 내부 회의나 심사에 참석한 간부에게 심사료를 지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공공기관이 소속기관 내부 회의나 내부 위원회에 참석하는 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외 자원 개발 부실로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18조1309억원까지 치솟아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3415%로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인 상황에서 방만한 기관 운영을 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도 저유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상반기 순손실 규모만 1조1826억원에 달한 상태다.

2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에게 제출한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사규 관련 부패영향평가 개선권고’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6월과 9월 석유공사 산하 연구개발심의위원회에 참석한 6명의 사내 위원에게 총 30만원의 심사료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령자는 주로 기술센터장이나 국내사업처장, 미주·유럽사업처장 등 간부급 인사들이다.

석유공사는 석유산업과 관련한 연구개발 과제 중 우수과제에 대해 연 50~100만원 이내 포상금을 지급한다. 연구개발심의위는 우수과제 심의를 위해 석유공사가 내부에 설치한 기구로, 사내위원 3명과 대학교수 등 외부위원 등 2명이 들어간다. 석유공사 내규인 석유개발연구관리규정에는 사내위원에 대해 시간당 2만5000원의 심사료를 지급하게 돼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 출자·출연기관 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출자·출연기관 임직원은 자신의 소속기관이 주관하는 위원회 등에 참여할 경우 참석수당을 받을 수 없다. 석유공사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행안부 지침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 공공기관에서 소속기관 위원회나 회의 참석수당을 직원에게 주지 않고 있다. 양 의원은 “적은 금액이라 하더라도 부채가 심각한 석유공사에서 이처럼 방만한 경영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공사는 내부 석유 정보 간행물 발간 업무를 맡은 직원에게도 200자 원고지 1매당 6000원씩 최대 12만원의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석유공사 자체 감사에서 드러났다.

권익위는 또 석유공사가 해외자원개발 등 막대한 예산이 드는 투자 사업에 대한 투자심의와 관련해 회의록 작성을 사규에 명문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공사법에 따르면 500억원 이상의 사업 추진에 대해서만 투자심의평가위원회 심의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권익위 지적 이후 관련 사규 개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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