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 다행이야ㅠㅠ” 가출견 72시간만에 찾은 방법 [개st하우스]


“기자님, 통화 가능하십니까? 문 열린 틈에 숙희(허스키)가 집을 나갔어요. 보호자는 죄책감에 온 동네를 헤매고 있고요.”

지난 18일 오전 시베리안 허스키 ‘숙희’가 실종됐습니다. 숙희는 골반이 못생겼다고 서울의 야산 꼭대기에 버려진 유기견입니다(12일자 기사 참조, “그렇다고 산에 버리냐ㅠㅠ” 허숙희의 슬픈 사연. 이후 대구의 30대 청년이 임시 보호하고 있었는데 글쎄 집 청소하는 틈에 숙희가 단단히 묶어둔 산책 줄을 풀고 탈출한 겁니다.

지난 7월 비 내리는 산꼭대기에서 구조된 당시 숙희 모습

대구에서 지내던 숙희의 모습

숙희가 실종된 대구 북구에는 불법 개 농장과 개 시장이 많습니다. 자칫 개장수에게 잘못 걸리면 죽은 목숨입니다. 동네도 하필 산골이라 하루에 5㎞ 넘게 산책 다니던 녀석은 이틀 밤낮을 수색해도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72시간 뒤 제작진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유기동물보호소인데요. 지금 OO도매시장에 허스키가 잡혀 있거든요. 한번 가보세요.”
“저런…사진을 보니 우리 숙희가 틀림없네요.”

천만다행으로 숙희는 지난 21일 집에서 3㎞ 떨어진 청과물시장 골목을 떠돌다가 상인들에게 발견돼 방범 초소에 얌전히 묶여 있었습니다.

"헤헤 가출 안 할게요" 숙희는 지난 21일 집에서 3km 떨어진 청과물시장 입구에서 발견됐다. 가출한 지 72시간이 지난 뒤였다.

즉시 동물보호과, 동물보호소에 신고하세요

제작진이 숙희를 찾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방법은 다른 실종견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될 겁니다.

첫째, 실종견을 길에서 찾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길 잃은 가정견의 대다수는 마주치는 사람에게 의지합니다. 그러니까 길을 헤매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가능성이 크죠.

둘째, 관공서에 이 순서로 연락합니다. 시청 동물보호과→파출소→동물보호소 순입니다. 이건 신고된 유기동물들이 거치는 기관들 순서이기도 합니다. 실종견의 특징을 설명한 뒤 발견 즉시 알려 달라고 개인 연락처를 남기세요.

진짜 연락이 올까. 반신반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숙희를 보호하고 있다고 전화한 유기동물보호소 역시 제작진이 실종견을 찾는다며 연락처를 남겨놓은 곳이었습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다" 제보자의 품에 안긴 채 이동하는 숙희.


돌아와서 다행이야…숙희의 가족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해서 숙희는 임시보호자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특유의 틀어진 골반 덕분에 숙희를 알아보기 쉬웠으니 불행 중 다행이랄까요.

숙희는 장난기 많고 잘생긴 2살 수컷입니다. 성격이 온순해서 다른 동물, 어린이와도 아무런 갈등이 없습니다. 썰매견답게 체력이 좋아서 하루에 5㎞ 이상 함께 산책할 수 있는 분, 넓은 마당이 있는 집을 추천합니다.

왼쪽으로 약간 틀어진 숙희의 골반. 하지만 걷고 뛰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숙희 영상이 궁금한 분들은 유튜브 ‘개st하우스’를 구독하고 알림설정 눌러주세요. 숙희 같은 위기의 동물들이 행복해지는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개구쟁이 시베리아 허스키, 숙희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 수컷, 2살(중성화 예정)
- 무척 건강하며 하루 5㎞ 산책해요.
- 사회성이 뛰어나 사람·동물과 두루 잘 지냅니다.
- 골반이 왼쪽으로 약 20도 휘었지만 걷고 뛰는 데 문제 없어요.

*입양을 희망하는 분은 znzl2455@naver.com으로 소중한 연락 부탁드립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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