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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7년 전 몰랐던 감정, 지금은 알아요”[인터뷰]

뮤지컬 ‘고스트’ 샘 위트 역의 배우 주원

뮤지컬 '고스트'에서 샘 위트 역을 맡은 배우 주원.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고스트’가 재연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무려 7년이 걸렸다. 무대 설치만 두 달이 걸릴 만큼 많은 투자가 필요한 작품이라서다. 7년 전 초연 무대에서 샘 위트를 연기한 배우 주원은 재연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 사이 군대를 다녀왔고 드라마와 영화를 여러 편 찍었지만 ‘고스트’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주원은 21일 국민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7년 전에는 초연이라 준비하기 바빠 샘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깊이 있게 하지 못 해 늘 아쉬웠다”며 “샘을 연기하기 딱 좋은 나이가 돼서 다시 무대에서 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스트’는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다.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죽음을 초월한 두 남녀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마술과 영상을 활용한 최첨단 무대에서 아름답게 구현해낸다. 한국에서는 2013년 초연했는데, 당시 비영어권에서는 최초라 화제를 모았다.

주원은 2007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해 ‘싱글즈’ ‘그리스’ 등 여러 무대에 섰다. 이후 드라마로 연기 반경을 넓혔다. 2013년 ‘각시탈’ ‘굿닥터’ 등이 연속 히트하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고, 그해 ‘고스트’ 초연에 참여했다. 당시 주원은 4년 만의 무대 복귀작으로 ‘고스트’를 선택했다.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지만 오디션도 마다하지 않았다. 주원이 맡은 샘은 살해된 후에도 영혼으로 이승에 남아 사랑하는 연인 몰리를 지키는 역할이다.

주원은 “7년 전 배우들끼리 ‘군대 갔다 와서 또 하면 좋겠다’고 장난처럼 말했었는데 그 말을 항상 마음에 담고 있었다”며 “군대를 다녀오면 샘 역할을 하기 좋은 나이가 될 거고,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뮤지컬 '고스트'에서 샘 위트 역을 맡은 배우 주원. 신시컴퍼니 제공

‘고스트’의 매력은 진한 멜로이고, 그래서 특히 어려운 연기로 꼽힌다. 7년 전에는 샘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바빴다면 지금은 많이 유연해졌다. “멜로는 늘 어렵지만, 샘은 특히 힘들어요. 연애하다 살해되고 영혼으로 나타나 몰리 주변을 배회하는 감정선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죠. 7년 전에도 물론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은 깊이 있게 담아낼 여유가 생겼어요. 이해도와 몰입도가 높아진 거죠. 작품은 그대로지만 제가 변한 거예요. 예를 들어 샘은 몰리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잘 못 해요. 예전에는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드러나지 않은 샘의 사정이나 감정을 충분히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여유가 생기니 캐릭터에 다양한 감정을 담을 수 있게 됐어요. 섹시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면서 애교도 부리는 샘을 시도하고 있어요. 무대마다 다른 샘을 연기하고 싶어요.”

뮤지컬 '고스트'에서 샘 위트 역을 맡은 배우 주원. 신시컴퍼니 제공

‘고스트’의 핵심은 무대 장치와 마법 같은 연출이다. 시간을 초월한 고전의 이야기를 강렬하고 현대적인 테크닉으로 전달한다. 디지털 이미지와 복잡한 테크놀로지는 인간의 서정적인 감정과 공존할 수 없다는 통념이 있지만, ‘고스트’는 이를 깨부순다.

주원도 무대에서 구현되는 마술에 매료됐다. 특히 편지지 장면에서 구현된 연출 기법은 샘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주원은 “영혼으로 존재하는 샘이 몰리가 쓴 편지를 읽은 뒤 편지지를 접는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이라며 “영화에서는 동전이 이동하는 장면으로 표현됐는데, 뮤지컬에서는 편지지가 사르르 접힌다”고 말했다.

주원은 샘이 인간 세상의 문을 통과하는 장면도 관람 포인트로 꼽았다. 영화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무대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한다. 자연스럽고 극적인 효과는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미술 감독 폴키이브가 맡았다. 샘이 지하철을 타는 장면, 친구인 칼을 겁주는 장면 등에서 그만의 마술 효과가 발휘된다. 10월 6일부터 2021년 3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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